최근 한 카드회사 광고에서 정우성과 고소영은 부부로 나온다. 양복입고 자전거를 타고 오는 정우성을 보며 고소영은 능력있고 자상한 남편이라고 시청자들에게 자랑한다. 어떤 이는 능력있는 남편이 왜 차도 없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냐고 우문을 하기도 하지만 광고속의 이 커플은 더없이 행복해 보인다.
정우성의 데뷔 영화 ‘구미호’의 상대역이 고소영이었고 정우성의 대표작 ‘비트’ 역시 상대역이 고소영이어서 그런지 두 사람은 잘 어울린다. 한국의 대표적 미남 미녀 스타인 이 두 사람이 정말 결혼해서 아기를 낳는다면 얼마나 예쁜 아기가 나올까 상상해보시라! 하지만 정우성은 오랫동안 교제한 여자 친구가 있음을 떳떳하게 밝힌 바 있고 그 여자 친구가 고소영과도 아는 사이어서 실제로 정-고 커플이 맺어진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요즘 또 화제의 커플은 ‘겨울 연가’의 배용준 최지우다. 두 사람 역시 최지우가 처음 인기를 얻기 시작했던 드라마 ‘첫 사랑’에서 커플로 호흡을 맞췄던 사이고 한 때 잠시나마 같은 기획사 소속이었던 인연이 있다. 이들은 원래 친한 사이일 뿐인데 패션 쇼 때문에 떠난 호주 여행에서 그만 스캔들이 나고 말았다.
물론 남녀관계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기 때문에 친하게 지내다 보면 사랑으로 발전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스캔들이 나버렸으니 이제는 사람들의 눈이 무서워 오빠-동생 사이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연예인들 중에는 호감을 갖고 만남을 시작하는 단계에서 스캔들이 나버리면 그대로 관계가 서먹해져 끝나버리는 경우도 많다.
최근 들어 신용 카드 회사들의 광고를 보면 미남 미녀 스타들을 커플로 엮어서 광고를 제작하는 경향이 있다. 이영애를 단독 모델로 기용했던 L카드사는 그 광고가 빅 히트한 것까진 좋았지만 그 카드가 마치 여성들만 쓰는 카드라는 인상을 심어줘 남성 회원의 가입이 늘어나지 않아 고민이었다. 카드사는 서둘러 배용준을 기용해 남성 회원들도 끌어 모으고 있다.
H카드사는 요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정준호와 청룡상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장진영을 커플로 묶어 함께 여행을 떠나는 애인 혹은 부부로 만들었다. 두 스타는 2년 전 영화 ‘싸이렌’에서 공연했던 사이라 그런지 무척 자연스러워 보인다.
또다른 카드 광고에는 이병헌과 김희선이 커플로 등장해 카리스마 넘치는 슈퍼 커플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 둘도 수 년 전 드라마에 함께 출연해서 호흡을 맞췄던 사이다.
이제 남은 건 B카드사의 단독 모델인 김정은과 K카드사의 모델 박찬호 뿐이다. 내친 김에 두 회사가 합병을 해서 외로운 박찬호와 김정은도 커플 모델로 엮어주자는 엉뚱한 주장을 하는 팬도 있다.
방송을 통해 보여주는 좋은 이미지로 인해 대중들은 착각을 하기도 하는데, 드라마 ‘전원 일기’에서 20여 년 동안 부부로 출연해 온 최불암-김혜자 커플을 실제로도 부부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고, 모 회사의 커피 광고에서 오랫동안 안성기의 부인으로 나온 여성 모델을 실제 부인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무척 많다.
그만큼 방송이 대중들에게 미치는 최면 효과는 엄청나서 이제는 박경림과 조인성마저도 실제 애인처럼 보인다고 하니 재미있는 일이다.
시나리오 작가 nkjak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