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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 휴스 칼럼]쉴틈없는 스타 선수들

입력 | 2002-04-29 17:40:00


‘꿈의 구연’이 다가오고 있다. 여러분들은 잘 갖춰진 10개 월드컵구장에서 각종 평가전을 통한 리허설을 지켜보며 그 감동과 흥분을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지단, 히바우두, 베론, 라울 등 슈퍼스타들은 아직 유럽에서 ‘그들만의 비즈니스’를 끝내지 못했다는 단 한가지 문제만 남았을 뿐이다. 이들 스타들은 그들을 놓고 벌이는 줄다리기 때문에 긴장속에서 지내고있다. 지금 이들은 한국과 일본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생각할 수도 없는 상태다. 단지 시즌 막바지에 있는 그들의 소속팀들이 수백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대가로 우승이란 상품을 가져오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관계는 고질직인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얘기조차 꺼내고 싶지 않지만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히바우두는 그의 축구인생 전부를 그라운드에서 뛰거나 치료를 받으면서 보내고 있다. 이 때문에 바르셀로나는 아주 절망적인 시즌을 겪고 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5월1일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밀려 탈락이 유력시되고 있다.

2년전의 일이다. 히바우두는 일요일에 바르셀로나를 위해 뛰었고 3일 뒤 태국에서 브라질을 위해, 또 4일 뒤 다시 바르셀로나를 위해 뛰었다. 당시 히바우두의 몸상태는 이같은 강행군에 ‘빨간불’이 켜져 있었지만 뛸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무릎 근육이 망가져버렸다. 히바우두는 그 자신이 가장 사악한 적이었다. 히바우두는 바르셀로나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했을 때에도 다른 선수들이 단 한골도 올리지 못할 상황에서 3골을 잡아낸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지난주 한 의사는 히바우두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월드컵 참가가 불가능하다고 말했고 또다른 의사는 아무 문제 없이 월드컵에서 뛸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부상선수인 호나우두는 울산과 서귀포, 수원에서 뛰기를 희망하고 있다. 호나우두는 4년전 프랑스월드컵때 ‘신 축구황제’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그 이후 비극의 연속이었다. 부상의 연속으로 그라운드에서 뛰는 시간보다 재활을 하는데 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나는 히바우두과 호나우두가 2002월드컵에서 건장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아직 완전한 상태는 아니지만 이들은 막강한 ‘듀오’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두려워하고 있고 우리도 또한 두려워해야한다. 우리는 경주마에 원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그들에게 원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한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바이엘 레버쿠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9개국에서 건너온 27명의 월드컵멤버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4팀은 자국 리그에서도 우승을 노리고 있다.

또 잉글랜드의 경우 5월 중순에 리그가 끝난다. 다음주말엔 아스날과 첼시가 FA컵 결승까지 치르는데 이 두팀엔 잉글랜드 대표선수는 물론 프랑스대표팀 절반이 뛰고 있고 덴마크와 스웨덴, 나이지리아, 카메룬 선수도 1명씩도 소속돼 있다.

이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모두 야심을 갖고 있다. 이들은 건강하지만 아마도 많이 지쳐있을 것이다. 그들은 소속팀을 정상에 올려놓기 위해 뛰면서도 그들 머릿속엔 힘을 비축해야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160개국에 TV로 중계되는 잉글랜드컵 결승을 상상해보라. 그 중심엔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강력한 라이벌인 두 선수가 있다. 아스날을 잉글랜드컵과 FA컵 정상에 올려 놓으려는 패트릭 비에이라와 첼시에 리그 우승컵을 선사하려는 엠마누엘 프티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다음 토요일 잉글랜드의 최고봉에서 정면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그들은 소속팀의 전사들이다. 그러나 그들 모두는 프랑스 대표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로저 르메르 프랑스대표팀 감독은 5월31일 서울에서 개막하는 월드컵을 위해 제발 힘을 아끼라고 주문하고 있다. 르메르 감독은 이미 로버트 피레스를 잃었다. 잉글랜드도 데이비드 베컴과 게리 네빌레가 발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남은 일정상 그들에게 월드컵때 꼭 정상적인 모습으로 출전하라고 바라는 것은 비인간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요구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6월 내내 펼쳐질 지구상 최대의 축제를 원하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축구칼럼니스트 robhu@compuser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