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의 철인’ 박영석씨(39·GW코리아·사진)가 또다시 ‘자신과의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7월 K2봉(8611m) 등정으로 세계 8번째, 최단기간(8년)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완등한 박씨의 새 목표는 세계 최초로 ‘그랜드슬램(히말라야 14좌 완등, 세계 7대륙 최고봉 완등, 에베레스트 남극 북극 등 3극점 도달)’을 달성하는 것.
박씨는 다음달 1일 오세아니아 최고봉인 인도네시아 이리안자야주에 위치한 칼스텐츠(4884m) 원정길에 나선다.
이번 원정은 7대륙 최고봉 중엔 5번째 도전으로 ‘그랜드슬램’ 달성에 유럽 최고봉인 엘브루스 산(5633m)과 남극 최고봉 빈슨 매시프(4897m), 남극점과 북극점 등 4곳만이 남게 된다.
세계 최초로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박영석씨가 2000년 7월 30일 히말라야 14좌중의 하나인 브로드피크(8047m) 등정에 성공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계 등반 사상 7대륙 최고봉과 3극점을 동시에 달성한 일명 ‘모험 그랜드슬램’의 경우는 ‘한국대표 산악인’ 허영호씨를 비롯해 페도르 쿠르니코프(러시아), 데이비드 헴플만(영국), 베르나르 봐이에(캐나다) 등 단 네 사람. 아직 14좌 완등을 포함한 ‘그랜드슬래머’는 없다. 박씨의 당초 계획은 월드컵 기간에 북극점에 도착해 한국인의 기상을 드높이는 것. 하지만 3억7000여만원에 달하는 경비를 마련하지 못해 북극점 원정을 내년으로 미뤘다.
대신 박씨가 이번에 원정에 나서는 뉴기니섬 인도네시아령에 위치한 칼스텐츠는 인도네시아 정부군과 파푸아뉴기니쪽 반군이 대립하는 지역으로 등정만큼이나 접근 허가도 받기 어려운 지역이다. 등정에 필요한 허가만도 무려 40여가지. 이번 원정에 필요한 5000여만원의 경비는 동국대 등 주위의 도움과 대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마련했다. 대원 중엔 유명 만화가 허영만씨도 포함됐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