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및 아시아 지역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회사인 워버그핀커스가 한국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올해 말 워버그핀커스 한국대표를 맡게 될 황성준 파트너(42·임원에 해당·사진)는 4월30일 “한국은 중국 인도와 함께 가장 투자하기 좋은 나라”라며 “금융과 제조업 및 소비재 산업에 좋은 투자대상이 있으면 금액에 제한 없이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버그핀커스는 이를 위해 최근 53억달러에 이르는 펀드를 만들었다. 또 2000년에 조성한 25억달러 규모의 펀드에서도 한국투자를 할 예정. 황 파트너는 “한국에 투자하는 자금은 이번에 만든 펀드와 2000년 펀드에서 각각 50%씩 조달할 것”이라며 “자금은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워버그핀커스가 현재 한국에 투자한 곳은 LG카드 노스폴 리틀브렌타노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옛 로커스홀딩스) 키즈넷 코모네트 IBR 등 7개 기업으로 투자액은 5억달러. 건당 투자금액은 2000만∼2억달러였다. 그는 “앞으로 건당 투자규모는 물론 전체 투자규모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점 투자대상은 △은행 보험(손해보험) 자산운용 등 금융과 △브랜드 가치가 높은 소비자 상품(아동복 등) 및 서비스(음반 영화 등)△수출경쟁력이 있는 제조업체 등.
황 파트너는 워버그핀커스가 한국을 좋게 보는 이유를 4가지 들었다.
우선 우수한 인력. 최근 들어 한국의 교육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지만 한국 근로자는 우수하고 부지런하며 더 좋은 삶을 살려는 의욕이 넘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둘째, 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이 개선되고 있으며 과거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점. 셋째는 반도체 휴대전화 자동차 등 가격과 품질 및 브랜드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며, 넷째는 한국경제가 수출이 부진하더라도 내수만으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워버그핀커스는 1971년에 4150만달러 규모로 첫 펀드를 만든 뒤 8개 188억달러의 펀드를 만들어 전세계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통상 5∼7년 동안 투자하며 지금까지 평균 수익률은 연 22.9%로 기업투자펀드 가운데 상위 25%에 속해 있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