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30일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 만나 민주화 세력의 결집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한나라당과 자민련도 상호 연대를 통한 ‘보수세력 결집’ 방안을 모색하고 나섬으로써 정계개편 논의가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노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상도동 자택으로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해 민주화 세력의 대통합과 영남지역 지방선거 협조 방안 등을 논의하고 지역감정 해소와 개혁의 완성을 위해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회동 후 노 후보의 ‘민주대연합론’에 대해 “명분이 있는 얘기”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노 후보 측은 또 한나라당 개혁파 의원 및 영남지역 단체장 후보들과 접촉해 영입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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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원웅(金元雄) 의원은 “노 후보 측과 상당한 물밑접촉을 갖고 있다”며 “노 후보가 민주당의 기득권을 포기한 정계개편을 추진한다는 의지가 분명한 것으로 파악되면 이를 공개제안하고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나와 생각이 같은 한나라당 내 의원이 4, 5명은 된다”고 말했다.
한편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 및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보수적 토양을 갖고 있는 사람과는 어떤 가능성도 부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자민련의 인식 전환을 환영한다”며 “지금은 나라를 짓누르는 김대중(金大中) 정권에 대해 양당의 공동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호응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