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가 주창하고 있는 ‘신(新)민주대연합론’이 그의 지지자들 간에도 ‘현실적 선택’이란 찬성론과 ‘신 지역주의’라는 반대론이 맞선 채 논란을 빚고 있다.
노 후보가 지난달 30일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서울 상도동 자택을 방문하면서 촉발된 이 논란은 노 후보의 정체성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란 점에서 여진이 계속될 전망이다.
▽‘실망했다’〓1일 노 후보 공식 홈페이지(www.knowhow.or.kr)에는 노 후보와 YS의 회동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이들은 “YS에게 시계를 보이며 아양떠는 노 후보의 모습을 보면서 매우 불쾌했다”며 “노풍(盧風·노무현 바람)은 안착된 현실에 고개 숙이라는 바람이 아니라, 그것을 바꾸라는 바람”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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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네티즌은 “민주대연합론은 개혁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것이 돼야 한다”며 “87년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구시대의 유물에 기대려는 것이고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오히려 지역주의를 이용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노 후보가 YS의 가신(家臣)인 박종웅 의원을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대해 “박 의원은 노 후보의 대언론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인물이다”며 “경악스럽다”고 말했다.
▽‘이해하자’〓찬성론자들은 “노 후보의 정치적 행보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수백만 표와 대선 승리를 생각하자”며 노 후보를 이해 혹은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전주의 한 지지자는“우리가 노 후보를 비판할수록 좋아할 사람은 한나라당과 이회창(李會昌)씨뿐이다”라며 “왠지 서운하고 허전하지만 노 후보의 선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부산의 한 지지자는 ‘박종웅 부산시장 후보설’에 대해 “노 후보가 박종웅 의원을 부산시장 후보로 내세운다면 그것은 부산의 여론에 근거한 현실적 선택이다”며 “박 의원은 한나라당 안의 민정계 출신에 비해 훨씬 개혁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찬성론자들 중에는 “노 후보의 YS 방문은 영남 표심 확보 차원을 넘어, 그 지역에 잠재돼 있는 민주 열정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다”는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노무현 후보의 최근 행보에 대한 지지자들의 찬반 논리
찬성
반대
신민주대연합론
-DJ와 YS로 대표되는 민주세력 통합으로 법통성 회복
-‘3김 정치’에 다시 의존하는 신 지역주의
YS와의 회동
-민주세력의 복원과 부산 시장 선거 승리를 위한 현실적 선택
-3당 합당에 반대한 노 후보의 자기 모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