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입장권 좀 구해줄 수 없습니까?” 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KOWOC)나 축구 관련단체 관계자들은 요즘도 이런 전화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이런 황당한 요구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평소에는 축구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가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면서 이쪽저쪽에서 월드컵 이야기가 들리니까 뒤늦게 입장권 확보에 나선 경우로 보면 틀림없다. 월드컵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벌써 입장권 구입 예매처나 인터넷 등을 통해 신청을 끝냈음은 물론이다.
역대 월드컵에서 입장권을 놓고 가장 큰 문제가 발생했던 대회는 98년 프랑스월드컵. 프랑스월드컵은 성공한 대회로 꼽히지만 입장권 배분을 놓고 국제축구연맹(FIFA)내에서 심각한 내분이 일어났다. FIFA내 개혁파들이 입장권 배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FIFA 수뇌부를 향해 강력하게 항의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
FIFA는 당시 입장권의 60%를 개최국 프랑스에, 20%를 후원업체 등에 배당하고 16%만을 축구팬에 배당했다. 게다가 나머지 4%의 입장권은 행방조차 알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전세계 축구팬 5000명 중 1명이 겨우 입장권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결국 이런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은 입장권이 엄청난 고액에 거래되는 상황을 일으켰다.
FIFA는 98년에 비해 비교적 합리적인 방식으로 2002월드컵 입장권 배분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벌써부터 입장권 사기사건이 발생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소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경찰청은 월드컵 입장권 예약신청서를 입장권이라고 속여 판 사기단을 붙잡았다. 이들은 가장 공급이 달리는 중국전의 입장권 예약 신청서 총 200장을 1장당 45만원씩 9000만원에 팔았다.
사기극에 휘말려 거액을 날리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정식 구입절차를 밟자. 2002월드컵 남은 입장권은 인터넷(www.fifatickets.com)을 통해 2일 0시부터 구입할 수 있다.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