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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년 의문사 문용섭씨 구사대 폭행으로 숨져”

입력 | 2002-05-01 18:21:00


1988년 노조활동을 하다 의문의 죽음을 당한 광무택시㈜ 노조원 문용섭(文龍燮·당시 47세)씨의 사망에 회사 측이 노조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조직한 구사대가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1일 “당시 구사대에서 활동했던 신모씨(48)가 ‘사건 당일 회사 관계자가, 문씨가 회사 비리를 폭로한다고 떠드니 정리해 달라’고 해 문씨를 때려 숨지게 했다는 내용의 양심선언을 했다”고 밝혔다. 신씨는 진상규명위 조사 과정에서 “‘노조 때문에 골치가 아프니 도와달라’는 회사 관계자의 부탁을 받고 입사했으며 문씨와 포장마차에서 술을 마시다 주먹으로 머리를 때려 문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문씨는 88년 6월 회사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회사 측 사람들과 언쟁을 벌인 뒤 인근 포장마차에서 구사대 직원들과 술을 마시던 중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위원회는 당시 구사대의 폭력 진압이 회사 측과 어용노조간의 합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경찰은 이 사건을 ‘노-노 갈등’으로 몰아 회사 관계자들에게는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는 등 회사 측의 위법 행위를 묵인한 정황이 일부 확인됐다고 말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