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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영화 마케팅 대변신

입력 | 2002-05-02 17:41:00

영화 '스파이더맨''스콜피온 킹'


문화 콘텐츠의 시대라고 한다. 좋은 영화 1편을 수출하는 것이 자동차 1백만대를 수출하는 것보다도 낫다고 흔히 말한다. 경쟁력있는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또 어떤 마켓팅전략으로 뒷받침되는가. 올 여름을 겨냥한 할리우드 대형 흥행영화들이 우리의 관심을 끄는 이유다. 영화는 이 시대 총성 없는 무역전쟁의 첨병이다.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할리우드 대형 영화들은 지난해까지 대대적인 홍보전을 통해 ‘대중 시장(Mass Market)’을 겨냥해 왔으나 올해부터는 이같은 무차별 홍보전략을 자제하고 관련 상품 고급화 및 관객 세분화 등을 통해 ‘타킷 시장’을 뚫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1일 보도했다.

올여름 개봉을 앞두고 있는 10여편의 블록버스터 가운데 ‘스콜피온 킹(4월 19일) ‘스파이더 맨(3일)’ ‘스타워즈:에피소드Ⅱ-복제인간들의 공격(16일)’ ‘맨 인 블랙Ⅱ(7월 3일)’ 등 이 이같은 마케팅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홍보 자제·고급화 전략〓이중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영화는 ‘스타워즈:에피소드Ⅱ’. 스타워즈Ⅱ는 99년 개봉했던Ⅰ이 과잉 홍보로 인해 기대했던 만큼의 관객 동원에 실패하자 공격적인 홍보가 오히려 영화에 대한 신비감과 호기심을 해칠 수 있다고 보고 ‘적을수록 좋다’는 마케팅 전략으로 선회했다.

스타워즈Ⅰ 당시 무려 85개 업체와 상품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던 제작사 루카스 필름은 Ⅱ에서는 50개로 계약 업체를 대폭 줄였다. 또한 스타워즈때는 펩시코의 모든 과자 음료 제품에 스타워즈 로고 사용권을 줬으나 Ⅱ에서는 2개 제품으로 사용권을 제한시켰다. 패스트푸드 음식점과의 제휴상품 개발도 없애버려 스타워즈 I 개봉 당시 제휴사였던 타코 벨을 실망시켰다.

영화사들은 또 영화 관련 상품은 품질이 떨어진다는 예상을 뒤엎고 기술적 완성도와 창의성을 높인 고급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10여가지 어휘를 구사하는 로봇(스타워즈Ⅱ), 진짜 광선이 발사되는 총(맨 인 블랙 Ⅱ), 얼굴 표정을 바꾸는 전사 인형(스콜피온 킹) 등의 장난감이 출시됐으며 경찰견의 활약을 그린 ‘스쿠비두’라는 영화는 개 먹이와 벼룩 살취제 등 기발한 관련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관객 세분화〓이와 함께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12∼15세의 남자 아이들에게 집중됐던 마케팅 전략을 바꿔나가고 있다.

맨 인 블랙Ⅱ은 조용한 분위기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성인 관객만을 위한 시사회를 계획하고 있다. 스콜피온 킹은 어린이 관객을 위한 장난감 만화책 비디오게임을 출시하는 한편 성인 관객을 위한 소장용 무기와 전사 의상을 한정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국제라이센스산업 구매자협회의 찰스 리오토 회장은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몬스터 ’ 등 올 상반기 개봉한 영화들이 ‘타킷 시장’을 겨냥해 크게 성공했다”면서 “과거와 같은 홍보 공세만으로는 더 이상 블록버스터 영화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 ”고 말했다.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