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화속 사진과 초상권료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요즘 상영중인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보면, 주인공 준영(감우성)이 연희(엄정화)의 사진첩을 보다가 “어릴 때도 예뻤구나”라고 하죠. 이 때 귀여운 여자애 사진이 비쳐지는데요, 엄정화씨와 많이 닮았더군요. 알아보니 역시 엄정화씨의 실제 어릴적 사진이라네요.
이 영화에서는 연희의 엄마 사진도 나오지만, 이 사진의 주인공은 엄정화씨의 실제 어머니가 아닙니다. 재일교포 여성인데요, 엑스트라 공급업체측에 엄정화씨와 비슷하게 생긴 중년 여성의 사진을 부탁해 구했답니다.
개봉을 앞둔 ‘후아유’에서도 이나영이 옛 남자친구 사진을 보는 장면이 나오죠. 여기에는 배우 박해일씨의 사진이 사용됐지요.
법적으로 따지자면, 이처럼 직접 출연을 하지 않고 사진만 나오더라도 그 초상권에 대한 댓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할리우드에서는 몇 년전 영화 ‘LA 컨피덴셜’이 초상권과 관련, 거액의 소송을 당한 이후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아직까지 ‘법’보다 ‘인간관계’가 중요한 우리 영화계에서는 어느 영화인 말마따나 “말만 잘하면 됩니다”.
위의 사례 외에도 ‘재밌는 영화’의 이영애, ‘공동경비구역JSA’의 고소영 사진 등이 평소 친분 관계 덕분에 초상권료없이 사용된 경우죠.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는 주인공 유지태의 할머니가 젊은 시절에 할아버지랑 찍은 사진이 나오죠. 제작진은 영화 이미지에 맞는 빛바랜 남자 사진을 찾던 끝에 경의선의 마지막 철도원의 사진을 구해 할머니의 젊은 시절 사진과 합성해서 만들었답니다. 할아버지에게는 용돈 명목으로 10만원을 지급했지요.
‘초상권료’의 개념에서 돈이 지급된 사례로는 지난해 개봉했던 ‘소름’을 꼽을 수 있지요. 남녀 주인공의 어린 시절 가족사진을 찍기 위해 단역 배우와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