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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고르고 나서]'가정의 달' 작은것의 중요함 되돌아봅니다

입력 | 2002-05-03 17:20:00


5월을 시작하면서 ‘가정의 달’이라는 데 초점을 두고 책을 골라 봤습니다. 1면에 소개한 ‘도구와 기계의 원리’는 저자의 쉬운 글과 그림이 돋보이는 과학책입니다.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보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과학적 원리에 대한 상식도 얻지만, 사소하고 작은 일상의 움직임도 이렇게 큰 원리가 들어 있구나 하는 성찰이 생깁니다. 문득 작은 것의 소중함에 대한 생각이 드는 거지요. 90년대초 번역 출판 되었다가 개정판 원본을 다시 번역 출판한 책이기는 하지만 책의 무게에 비해 그동안 별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테마북스 ‘노년예찬’도 가정의 달 부모나 할머니 할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해서 골라봤습니다.

3면 ‘이런 대통령은 뽑지 맙시다’와 6면 ‘성공하는 남자 성공 못 하는 남자’는 내용도 재미있었지만, 각각 좀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대통령은…’의 저자가 지적하는 미국 대통령의 흠집들은 날카롭다 못해 때로 악의적으로까지 읽힙니다. ‘미국 국민들은 무슨 생각으로 당시 이 함량미달의 인간을 대통령으로 뽑았는가’ 이런 식입니다. 고인이나 퇴임자에 대해 비교적 후한 우리와는 다른 문화라는 것이 느껴지긴 했지만 어떻든, 한 나라의 대통령의 공과 사, 내면과 외면을 그토록 신랄하게 분석할 수 있는 미국의 지적 풍토가 함께 읽혀지는 책입니다.

‘성공하는 남자…’의 저자는 술집 마담입니다. 직업 자체가 남앞에 내놓고 말할 만한 것이 못 되는 우리 문화에서 그런 사람이 책까지 내는, 역시 일본의 지적 풍토를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내 인생을 책으로 쓰면 몇권이 나온다’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우리 모두는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연기하는 주인공이기도 하고 때로 관객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살아 온 이야기는 그것이 어떤 삶이었든, 고농축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겠지요.

우리도 다양한 현장에서 다양한 삶을 살고 있는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들이 책으로 많이 묶여져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책과 삶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가 될 때 진정한 감동이 나오니까 말이죠.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