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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 따라잡기]홀로그램

입력 | 2002-05-05 17:37:00

배우들의 연기와 홀로그램이 어우러지는 영상연극 '오르페요'


모든 신용카드에는 은빛으로 된 네모난 스티커가 붙어 있다.

신용카드를 이리저리 돌려보면 스티커 안의 그림이 입체적으로 드러난다. 이런 그림을 ‘홀로그램’이라고 한다. 신용카드의 홀로그램 마크는 카드 위조를 막기 위해 붙인다.

6월에는 홀로그램 마크가 붙은 돈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다음달부터 위조가 어려운 새 5000권 지폐를 선보인다. 새 지폐는 1만원권처럼 가운데에 은선이 박혀 있고, 은선 안에 한국은행을 상징하는 ‘BOK’(Bank Of Korea)라는 문자가 홀로그램으로 찍힌다. 음악CD 등에도 복제를 막고 판매 수량을 정확히 알기 위해 홀로그램 마크가 찍혀 있다.

홀로그램은 3차원 입체 영상이다. 어느 방향과 각도에서 봐도 영상이 입체적으로 보인다. 그동안 3차원 영상을 보려면 입체 안경이나 복잡한 영상 기기를 사용했지만 홀로그램이 나오면서 손쉽게 입체 영상을 볼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위조 지폐를 막기 위해 복잡한 그림이나 숨은 그림 등을 돈에 새겼지만, 워낙 복사기의 성능이 좋아지는 바람에 이런 방법으로는 더 이상 위조를 막기가 어렵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복사기라도 홀로그램 마크는 똑같이 복사할 수 없어 최근 위조 방지에 널리 쓰이고 있다.

홀로그램은 빛의 간섭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일반 사진 필름에는 물체에서 반사된 빛이 새겨진다. 그러나 홀로그램 마크에는 이 빛에 또 다른 빛을 쏘여 만든 물결 모양의 간섭 무늬가 기록된다. 홀로그램 마크에 다시 빛을 비추면 허공에 원래 물체의 입체 영상이 나타난다. 간섭 무늬 형태로 필름에 저장된 물체의 입체 정보를 빛이 되살리는 것이다. 홀로그램은 헝가리에서 망명한 영국 물리학자인 데니스 가버가 1948년 처음 개발했다.

홀로그램을 자주 볼 수 있는 곳이 과학관이나 박물관, 미술관, 전시회 같은 곳이다. 레이저를 이용해 허공에 화석이나 미술 작품 등 사물의 입체적인 모습을 재현해 준다. 자동차나 포장지, 장식품 등에도 홀로그램 마크가 붙어 있는데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진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