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의 김선우(25)가 공 3개만 던지고 행운의 메이저리그 첫 승을 따냈다.
김선우는 5일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바베이 데블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5로 뒤진 8회 등판, 한타자를 삼진으로 잡은 뒤 9회 팀타선이 터져 역전승을 거두는 바람에 승리투수가 됐다.
8회 2사 1,3루에서 팀의 4번째 투수로 나선 김선우는 탬파베이의 그렉 본을 3구삼진으로 낚아냈다. 김선우가 추가실점을 막자 보스턴 타선은 9회 무섭게 불붙었다. 간판타자 가르시아파라의 2타점 2루타로 3-5로 추격한뒤 2사 만루에서 힐렌브렌드가 좌월 만루홈런을 터뜨려 순식간에 7-5로 승부를 뒤집었다. 보스턴은 9회말 마무리 어비나를 투입해 승리를 굳혔다.
김선우가 승리를 따낸 것은 메이저리그 등판 27경기만에 처음. 그는 지난해 20경기에서 승리없이 2패 평균자책 5.83을 기록했고 올해도 이 경기전까지 2홀드만 기록했었다. 한국인 투수가 메이저리그 승리를 거둔 것은 박찬호(텍사스 레인저스) 조진호(보스턴 레드삭스)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이어 통산 4번째.
팀에서 ‘서니(sunny)’란 애칭으로 불리고 있는 김선우는 98년 계약금 150만달러를 받고 보스턴에 입단, 마이너리그에서 조련을 받은 뒤 지난해부터 빅리그에 모습을 비췄다. 변화구 제구력이 떨어지는 게 흠이지만 꾸준히 150㎞대의 강속구를 뿌릴 수 있는 싱싱한 어깨가 강점.
그는 올해 팀의 선발요원인 더스틴 허만슨이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대신 메이저리그로 올라가 중간계투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시즌성적은 1승2홀드 평균자책 2.79. 9와 3분의2이닝 동안 3실점했으며 삼진은 8개를 잡아냈다.
한편 애리조나의 김병현은 이날 뱅크원볼파크에서 열린 몬트리올 엑스포스와의 경기에 5-5 동점인 9회 등판, 2이닝 동안 3탈삼진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애리조나는 김병현이 물러난 뒤인 연장 11회말 결승점을 뽑는 바람에 그에게 승리가 돌아가진 못했다. 김병현은 전날 몬트리올전에선 1과 3분의1이닝 동안 2탈삼진 무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7세이브를 따내며 내셔널리그 전구단 상대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