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졌다.
삼성 이승엽(26·사진)이 5일 만에 또다시 만루홈런을 쳐냈다. 2일 대구 두산전에서 ‘그랜드슬램’을 날렸던 이승엽은 7일 대구에서 열린 2002 프로야구 SK와의 홈경기에서 15-3으로 앞선 7회말 2사후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115m짜리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이승엽이 한 시즌에 두 차례나 만루홈런을 날린 것은 프로 8년 만에 처음. 개인통산으론 7번째 만루홈런이다.
그는 이날 홈런으로 시즌 12호를 기록, 다시 홈런선두 한화 송지만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승엽과 송지만이 홈런 공동선두에 나선 것은 올시즌 벌써 3번째. 둘은 2일부터 번갈아 가며 홈런을 기록, 시즌초반 뜨거운 홈런레이스로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경기는 삼성이 이겼다기보다 SK가 자멸한 경기. SK는 번번이 실책으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들을 내줬다. 1회엔 2사후 2루수 실책으로 주자를 살려준 뒤 홈런을 맞았다. 2회에도 선두타자 김한수를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내 2실점의 빌미가 됐다. 5회엔 2사 1루에서 좌익수 실책으로 추가실점. 마치 귀신에라도 홀린 듯 SK는 내야외수 구분없이 번갈아 실책들을 저질렀다. 제대로 싸워도 이길까 말까한 강적 삼성인 점을 감안하면 이런 경기를 이기는 것은 그야말로 ‘언감생심’.
5연승의 삼성이 선두 기아에 반게임차로 다가선 반면 SK는 3연패로 7위. 삼성 선발 배영수는 5이닝 동안 5안타 3실점으로 시즌 3승째(2패)를 챙기며 2000년 데뷔이후 SK전 6경기에서 5승 무패로 ‘천적’임을 증명했고 이승엽은 6회 2루타로 11경기 연속안타행진을 이어갔다. 나머지 3경기는 비로 연기돼 8일 연속경기로 열린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