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성 피부염을 비롯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의 원인으로 세탁기내에서 번식하는 곰팡이도 의심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본 오사카(大阪) 시립 환경과학연구소는 최근 피부과 전문의들의 의뢰를 받고 153대의 가정용 세탁기를 대상으로 세탁수와 헹굼물 등을 조사한 결과 곰팡이가 전혀 발견되지 않은 세탁기는 한 대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세탁기의 경우 세탁한 물 1㎖에 4566개의 곰팡이 포자가 발견됐으며, 전자동식 세탁기에서는 평균 61개, 세탁조가 두 개 있는 세탁기에서는 평균 24개가 발견됐다.
곰팡이는 옷에 붙어 있다가 세탁할 때 세탁조 뒤에 달라붙어 증식한 뒤 다시 다른 세탁물에 옮겨붙는다는 것. 가족수가 많거나 세탁을 많이 할수록 포자가 늘어난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연구소측은 "곰팡이 포자는 섭씨 45도의 뜨거운 물에서는 죽으므로 가정에서도 대처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심한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집에서 고장난 세탁기를 새것으로 교체하자 증상이 매우 좋아진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전기공업회측은 "곰팡이와 피부염과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앞으로 소비자들에게 세탁조내를 깨끗이 청소하도록 권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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