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이 피츠버그 포키 리스를 삼진으로 잡아 세이브를 따내는순간 독특한 몸짓을 하며 환호하고 있다.
누가 ‘BK(김병현의 애칭)’의 공을 맞출 것인가.
‘한국산 핵잠수함’ 김병현(23·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메이저리그 타자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타는 고사하고 변화무쌍한 김병현의 공을 방망이에 맞추기 조차 힘든 지경이다.
8일 애리조나주 뱅크원볼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 7-6 한점차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김병현은 윌슨-브라운-리스로 이어지는 피츠버그 3명의 타자를 특유의 ‘업슛(솟아오르는 구질)’과 직구로 모조리 삼진으로 잡아내며 시즌 9세이브째를 따냈다. 7경기 연속 무실점에 2경기 연속 1이닝 3K 세이브. 5일 몬트리올전에서 마지막 두 타자를 삼진처리한 것까지 포함하면 무려 8타자 연속 탈삼진 행진이다. 8타자 연속탈삼진은 김병현 개인 타이기록(2000시즌에 두차례)이자 애리조나 팀 타이기록.
올시즌 김병현의 탈삼진 기록은 메이저리그를 경악시키기에 충분하다. 첫경기부터 15게임 연속 탈삼진 행진에 18이닝 동안 33개. 이닝당 탈삼진율로 계산하면 1.83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이런 페이스라면 올시즌 예상탈삼진수는 167개로 99년 휴스턴의 마무리 빌리 와그너가 세운 구원투수 최다탈삼진기록(124개)을 가볍게 넘어선다.
김병현의 대활약에 애리조나 팬들도 난리가 났다. 이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홈페이지(www.azdiamondbacks.com)의 ‘메시지보드’란엔 팬들의 탄성소리로 가득했다.
ID가 ‘deepblue’인 팬은 ‘오 마이 갓(세상에)’이란 제목을 달고 “정말 놀라운 성적”이라며 감탄했고 다른 팬들도 “‘언터쳐블 피처’처럼 보인다. BK는 올스타에 출전할 자격이 있다(slimdre)” “김병현에게 ‘킬러 K’라는 별명을 붙여야 한다(bautlistic)”고 흥분했다.
경기가 끝난뒤 김병현은 “너무 잘 나가니까 불안하다. 관중들이 기립박수 치는 것도 부담스럽다. 차라리 한방 맞았으면 좋겠다”며 오히려 불편해 했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