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으로 큰절을 올려보니 어른들에 대한 공경심이 절로 생기는 것 같네요.”
외국인 유학생들이 8일 자신이 공부하는 학교로 주변에서 홀로 사는 노인들을 초청해 ‘어버이 날’ 효도체험 행사를 가졌다.
이날 오전 11시 대전 대덕구 오정동 한남대 국제협력관에서는 이 학교에서 한국학 또는 한국어를 공부하는 7개국 30여명의 유학생들이 주변의 독거노인 35명을 초청해 ‘어버이 날 독거노인 초청 위안잔치’를 가졌다.
우선 4명의 여자 유학생들이 고운 한복 차림으로 노인들에게 큰절을 올려 잔치의 시작을 알렸다. 큰절을 올린 필리핀 유학생 캔디(21)는 “큰절을 익히기 위해 며칠동안 무던히도 많이 비지땀을 흘리고 엉덩방아를 찧어야 했다”며 “어렵게 절을 배워 인사를 드리는 사이 어른 공경심이 절로 솟아났다”고 말했다.
유학생들은 이어 수업시간에 배운 ‘어머님 은혜’를 부르며 노인들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드린 뒤 점심을 함께 했으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는 음식을 직접 떠 넣어 주기도 했다.
점심은 밥과 국 불고기 부침개 등 별로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노인들은 유학생들이 이날 행사를 위해 틈틈이 요리 방법을 익혀 정성껏 마련했다는 말에 음식을 남기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유학생들과 덩실덩실 강강술래까지 춘 노인들은 헤어지기가 아쉬웠던지 “타국이니 외로울 때 연락하라”며 쪽지에 전화번호를 적어 건네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라나(26)는 “한국이 효(孝)의 나라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어버이 날을 별도로 정해 성대한 잔치를 치르며 부모님들을 모시는 줄은 몰랐다”며 “이런 행사를 치르니 고국의 부모님들이 떠올라 눈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