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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플라자]마이너 보험사 신한생명 성공기

입력 | 2002-05-08 18:12:00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삼성 교보 대한생명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형 보험사는 언제 문을 닫을지도 모를 위기에 한 때 몰렸다. 과거 외형을 키우는데만 치중해 과도한 사업비 지출과 무리한 보험영업 등으로 재무구조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한생명도 예외는 아니었다. 회사가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던 1999년 5월 신한은행 상무를 지낸 고영선(高永善·사진) 사장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임무를 맡고 취임했다.

고사장은 3년 동안 회사의 모든 활동을 철저히 ‘손익 위주’로 바꿔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LBS)이 ‘구조조정의 모범사례’로 선정하기도 했다.

보험에는 문외한이던 고사장은 신한은행 근무시절 익혔던 영업기법을 활용해 취임하자마자 본사와 영업소의 기능을 확실히 분리하고 지점의 자율영업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지점은 성과급 위주로 운영해 기본금의 1400∼2600%가 성과급으로 지급됐다. 본사는 기본전략과 방향을 제시하고 지점영업을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 확대 영업의 상징이던 지점수는 98년 404개에서 101개로 줄었다.

“직원과 생활설계사의 의식을 바꿔 변화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길을 제시하고 그대로만 실천한다면 저절로 신뢰관계가 생깁니다”

고사장은 이를 위해 다소 색다른 방법을 썼다. 직원과 설계사들의 생일날 꽃과 다과를 준비하는 대신 책을 한 권씩 준다. 기업경영의 진수가 담겨있지만 읽기 쉬운 책이 대부분이다. 직원들이 책을 읽은 후 변화의 중요성을 파악토록 하고 이를 신한생명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함께 토론했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의식을 자연스럽게 심어준 것이다.

신한생명의 질적 구조조정은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보험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13회차 유지율(보험 가입 후 13개월동안 해약하지 않고 납입하는 비율)이다. 98년까지만해도 이 비율은 37%에 불과했으나 2002년에는 83%까지 높아져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아졌다. 또 생보사 수익성 악화의 주범이었던 저축성보험의 판매비율도 10% 미만으로 떨어뜨렸다. 그 결과 생활설계사의 소득은 99년 월 80만∼90만원에서 지금은 280만원으로 올라서 업계 최고수준이다.

고 사장은 “직원들에게 매년 분명한 경영목표를 주고 성취도를 측정해 자극을 준다”며 “ 올해 800억원의 순이익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

신한생명의 경영효율 개선지표 (단위:억원) 1999회계연도2000년2001년보험영업손익363492864당기손익6405801202000년 순손실은 금리 하락에 따른 역마진이 주요 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