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영사관 진입 앞두고
8일 장길수군(18) 친척 5명의 중국 선양(瀋陽) 일본 총영사관 진입 시도 소식을 전해들은 서울의 길수군 친척은 이들의 진입이 실패로 끝나고 이들 가운데 길수군 어머니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크게 실망했다.
길수군은 “진입 실패는 정말 가슴 아픈 일로 이들이 북한으로 송환되면 틀림없이 죽게 될 것”이라며 “만약 이들 가운데 어머니가 포함돼 공안에게 붙잡혔다면 정말 막막해질 뻔했다”고 말했다.
길수군의 외할머니 김분녀씨(69)는 “지난해 6월 함께 망명을 시도하다 중국에서 붙잡혀 북한 수용소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딸이 끼어 있을 리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중국의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등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길수군과 길수군의 외조부모 등 가족 7명은 지난해 6월 중국 베이징(北京)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들어가 망명을 요청, 한국에 와 현재 서울 모처에서 살고 있다. 길수군은 올해 고교에 진학했다.
한편 길수군 친척의 이번주 중 일본영사관 진입은 ‘피랍 탈북자 인권과 구명을 위한 시민연대’(대표 이서 목사) 등 국내의 탈북자 단체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연대 도희윤 대변인은 “이번 진입 시도는 국내의 몇몇 탈북자 단체들이 4월부터 치밀하게 계획한 것으로 애당초 계획에는 길수군 어머니가 포함됐지만 현지 사정으로 결행 직전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고 5명은 몇 달 전에 이미 중국으로 넘어가 있었다”고 밝혔다.
도 대변인은 “이번 진입은 중국 당국이 아무리 탈북자들을 감시하고 경계해도 탈북자들의 망명 시도가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경우는 탈북자 25명의 주중 스페인대사관 망명 사건 이후 중국 당국의 철저한 탈북자 탄압과 색출작업에 전면적으로 맞서기 위한 준비된 시도였다”고 말했다.
도 대변인은 “이들이 영사관 진입에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신변의 위협은 없을 것이고 중국 당국이 일방적으로 이들을 북한으로 보내지는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