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 대세론’의 벽에 부닥쳐 고전하면서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2위로 완주한 최병렬(崔秉烈·사진) 후보는 9일 서울 경선 후 의외로 밝은 표정이었다. 12차례의 지역경선중 가장 높은 이날 득표율(34.5%)에 자족하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출발부터 ‘영남후보론’과 ‘이회창 필패론’이 흔들리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첫 경선지인 인천에서 이부영(李富榮) 후보에게 크게 뒤지는 3위에 그치자 “2위도 힘든 것 아니냐”는 비관론이 흘러나왔고 연고지인 부산 경남, 울산에서도 20%대 득표에 머무르는 부진을 보였다.
성적이 신통찮자 그는 유난히 불공정 경선을 강조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3위에 머문 광주 전남과 전북 경선 후에는 관례를 무시하고 기자간담회마저 피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 후보는 경선 기간 중 결과 승복과 경선 후 단합을 일관되게 강조했다. 4일 경기 경선 후 이부영 후보가 한때 포기 의사를 내비쳤을 때도 그는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완주하는 것이 옳다”며 중심을 잡았다.
최 후보 측은 “이부영 후보의 득표는 나름의 고정표를 받은 것이지만 우리는 이회창 후보와 겹치는 지지층이 생살을 찢고 나온 표”라고 ‘누적득표 18.3%’에 의미를 부여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