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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금/주전생존경쟁]다카하라

입력 | 2002-05-10 17:54:00


▼ 다카하라, 끝없는 골 욕심▼

아르헨티나에서의 생활은 반년만에 끝났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포워드에게 요구되어지는 차이가 두나라의 거리만큼 크다는 것을 통감했다.“골을 넣어야 한다.아무리 좋은 플레이를 했더라도 골을 못 넣으면 평가받지 못한다.”

일본에선 포스트플레이와 더불어 2선의 동료들이 침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사이드로 빠져나가는 움직임도 중요하게 생각한다.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선 다르다.“나는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리듬을 만드는 타입이라 아르헨티나에 가서도 사이드에서 패스를 받으려 했다. 그러자 벤치에서 중앙을 지키라는 지시를 내렸다.”

전술의 차이도 다카하라 나오히로를 고생하게 만들었다. 7경기에서 1골. 수치만 놓고보면 그의 이적은 성공작이라 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유명한 마라도나를 배출한 보카 주니어스에서의 경험은 그의 순간 돌파능력을 향상시킨 것 또한 사실이다.

“보카주니어스 선수들은 모두 개성이 강하고 열심이 합니다. 골문 앞에 서면 골 욕심 때문에 서로 자기에게 패스해달라고 아우성을 칩니다.”

그런 사정이다 보니 축구의 변방에서 온 ‘이방인’에겐 좀처럼 패스가 오지 않았다. 디키하라도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내게 공을 줘”라고 외쳤지만 패스를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아르헨티나축구는 몸싸움도 대단하다. 어린아이라 할지라도 상대에게 무섭게 달려들어 유니폼을 잡아당기거나 거친 태클로 상대를 저지시키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아르헨티나에선 당연한건데 일본에서는 그렇지 않죠.”

동갑내기인 오노(페예누르트), 이나모토(아스널)와 함께 고등학교 시절부터 세계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친 ‘황금세대’의 한명인 다카하라는 계약기간의 반을 남겨두고 귀국하는 좌절을 맛보았다. 하지만 골에 대한 욕심만큼은 확실하게 배우고 돌아왔다.

3월 27일 폴란드전, 전반42분에 한골을 성공시켰다.이치가와가 패스한 공이 햇빛 속에 숨자 자세를 낮춰 공을 찾고 슛을 쐈다. 부상때문에 컨페더레이션스컵에도 나가지 못한 작년에는 A매치 무득점.

“포워드는 골을 넣으면 변한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득점을 하고 나면 속이 시원해진다. 결과를 내지 못하면 다음단계로의 발전은 불가능하다”.그동안 누적된 골에 대한 굶주림이 폭발했다.

다카하라는 지난 4월 급성폐렴으로 입원했다. 컨디션이 최고조에 올랐을때 쓰러져 아쉬움은 크지만 회복훈련에 열중하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얻은 소득을 말로 간단하게 표현할 순 없다. 내 플레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변했다고 평가해 준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결과로 대답을 대신하겠다는 생각이다.

▼다까하라 나오히로

A매치 17경기 출장, 9득점.

79년 6월4일,시즈오까 출신

181cm, 75kg.

민첩한 골감각으로 중학교시절부터 주목 받음.

시즈오카 시미즈히가시고등학교를 나와 98년 이와다에 입단.

프로입단 일년 후인 2001년 8월에 아르헨티나로 이적.

일본의 경제불황으로 올해 귀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