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번 주중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와 3남 홍걸(弘傑)씨에 대한 사법처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알려지자 청와대 측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검찰발(發) ‘○일 소환 예정’ 보도에 대해 청와대 측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며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표정은 점점 착잡한 기색이 짙어가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검찰이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한다.
한 관계자는 “검찰이 여행사라도 차린 거냐. ‘주초 통보’ ‘주중 귀국’ ‘주말 소환’ 등 각종 여행상품을 선보이는 것 같다”고 혀를 찼다.
두 아들의 측근들 사이에선 심지어 “범죄혐의와 관련 없는 내용까지 언론에 흘러나오고 있다. 좀 심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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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겉모습과는 별도로 청와대 측은 내부적으로 검찰소환에 대비해 변호사 선임작업은 물론 홍걸씨의 귀국시기, 검찰출두 방식, 입장표명 여부 등에 이르는 세세한 부분까지 점검을 벌이고 있다.
두 아들에 대한 사법처리여부를 떠나 국민 앞에 비칠 대통령 아들들의 모습이나 이후 여론의 향방이 앞으로 김 대통령의 운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홍걸씨의 변호사 선임문제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들은 12일 “본인이 ‘가깝게 느끼는 분으로 선임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며 “변호사 선임에는 2, 3일 걸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로 미루어 홍걸씨의 귀국 및 검찰출두 시점은 이번 주 후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업씨의 경우 유제인(柳濟仁) 변호사로부터 법률조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