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집으로…’의 주연으로 일약 스타가 된 김을분 할머니(77)가 영화의 촬영지이자 60평생을 살아온 충북 영동군 상촌면 궁촌리 마을을 떠나게 됐다.
이 같은 사실은 김 할머니의 셋째 손녀인 이미영양이 최근 ‘집으로…’의 제작사인 튜브픽처스 홈페이지에 ‘사장님께’라는 제목으로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알려졌다. 이양은 이 글에서 할머니가 얼굴이 알려진 데다 떼돈을 번 것으로 보는 주위의 눈초리 때문에 가족들이 괴로움을 당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양은 “어버이날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처음으로 가족회의를 갖고 할머니가 17세에 시집와 60평생을 사시던 곳을 떠나야 한다고 결론내렸다”며 “영화가 흥행이 안됐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하며 집안 식구들끼리 한참 울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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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을분 할머니 손녀의 글 전문
이양은 또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자 사람들이 할머니가 떼돈을 번 줄 알지만 할머니는 출연료 외에 더 받은 게 없다”며 “심지어 낯선 남자들이 집을 기웃거리기도 해 이렇게 살다가는 (산골 소녀 영자처럼) 무슨 일이 날까 두렵다”고 털어놓았다.
김 할머니의 가족은 현재 서울 근교에 함께 살 집과 할머니가 소일거리로 농사를 지을 만한 땅도 알아보고 있다.
튜브픽처스 측은 이에 대해 “일단 김 할머니의 가족과 만나 이런 글을 공개적으로 올린 배경을 알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부선 "보상적어 서운"▼
영화계 안팎에서는 김 할머니의 가족이 굳이 이런 글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대박’에 따른 별도 보상이 없어 서운했던 것 같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5일 개봉한 ‘집으로…’는 전국에서 330여만명이 봤으며 김 할머니는 26일 열리는 대종상 신인여우상 후보에도 올라 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