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 한국특파원 에마뉘엘 듀농 기자가 디지털 카메라와 전송용 노트북 무전기 등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세계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과 월드컵은 통신회사들의 격전장이기도 하다. 전세계 인류의 이목이 집중된 이 초대형 이벤트에서 통신회사들이 준비한 신기술을 성공적으로 선보였을 때 누리게 되는 광고 효과 때문.
200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통신분야 한국측 공식파트너는 KT(옛 한국통신). KT는 국내 10개 월드컵 경기장의 기자실과 그라운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의 메인프레스센터 등에 전 세계 기자들의 정보 전송을 위한 통신 인프라 구축을 전담하고 있다. ‘세계적인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보유한 정보통신 강국으로의 면모를 과시하고 공동개최국인 일본과의 정보통신 수준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 KT의 목표. 이를 위해 KT는 일반전화 외에 유무선 LAN과 전용회선 그리고 위성통신서비스를 준비했다.
차세대 통신망인 ‘IMT-2000’을 기반으로 10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영상전화와 휴대전화 단말기로 비디오 촬영 후 즉시 전송 할 수 있는 기술시연을 경기장 주변에서 펼치게 된다.
▽Megapass Ntopia(유선LAN)〓월드컵경기장 및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이 LAN카드를 설치한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 경기 정보를 전송하게 된다. 일반 가정에서 쓰는 ADSL과 비슷한 방식이지만 업로드 속도를 개선했다. 초당 업로드 다운로드 속도는 2.3Mb 정도.
▽NESPOT(무선LAN)〓무선 LAN카드를 장착한 노트북이나 PDA로 무선접속장치에 접속해 초당 2Mb 속도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초고속 무선 서비스. 축구경기가 벌어지는 그라운드에서 취재하는 사진기자들이 현장에서 무선으로 직접 송고하고자 할 때 이용하게 된다.
▽글로벌 위성 이동통신〓인말샛 위성을 통해 최대 128kbps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이동통신서비스.
월드컵 때 한국을 찾는 세계 통신사와 신문사의 사진기자들은 유선 LAN과 무선 LAN을 주요 전송수단으로 활용할 전망. 보조적인 수단으로는 무선모뎀과 휴대전화 단말기가 있다.
LAN을 사용할 경우 사진기자들이 축구 경기장에서 사진을 촬영한 후 신문사의 메인 컴퓨터에 보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장당 불과 2, 3분. 필름 카메라가 아닌 디지털 카메라로 모든 경기를 취재하는 만큼 필름을 현상하고 스캐닝하는 과정이 생략된다. 누가 가장 먼저 인터넷에 접속해 사진을 전송하느냐가 속보경쟁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예를 들어 부산에서 6월 4일 오후 8시반에 시작되는 D조 한국과 폴란드의 경기에서 한국의 최용수 선수가 전반 5분만에 선취골을 넣고 환호한다면 서울에 있는 신문사 편집기자가 전송된 사진을 3분 후인 오후 8시38분에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신문사들이 유선 전화모뎀으로만 전송을 했던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속도다. 2Mbps는 유선 전화모뎀(565kbps)의 35배 속도.
AP AFP 로이터 게티이미지 등 외국 통신사간의 속보경쟁은 한층 치열하다. 현장취재에서 전송까지의 시간차를 줄이는 데 이들의 사활이 걸린 만큼 통신사들은 전송장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신기술 도입을 꾸준히 준비해왔다.
이들은 90년대 초반부터 자체적인 무선전송시스템을 개발해 왔으며 2002년 월드컵은 그동안 쌓아온 자체기술력의 한판 승부처가 될 전망. 2000년 시드니올림픽때 무선전송용 안테나를 등에 지고 촬영과 동시에 사진을 전송했던 AFP통신의 사진기자들이 올해는 어떤 모습으로 그라운드에 나타날지도 관심거리.
무선모뎀을 통한 사진전송도 이번 월드컵을 통해 처음 시도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최근 CDMA2000 1x EV-DO를 지원하는 무선모뎀을 개발해 월드컵 기간에 상용화한다고 밝혔다. 음성통화 대역과는 별도의 데이터 전용 주파수대역을 할당하며 전화모뎀보다 4배 정도 빠른 초당 220kb의 업로드 속도를 지원하게 된다. 무선LAN과 달리 특별한 중계기가 필요없이 휴대전화를 받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지 전송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변영욱기자 c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