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지지율 하락이 예상보다 빨리 가시화되자 타개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홍(弘)3 게이트’가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언론기관의 여론조사 결과 노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나자 민주당 내에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아일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KRC)의 정례여론조사 결과 노 후보의 지지율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를 처음 앞지른 것은 4월1일 조사(4월3일자 보도)로, 당시 노 후보의 지지율(45.3%)은 이 후보(34.6%)보다 10.7%포인트 높았다. 또 한달 뒤인 5월1일 조사(5월3일자 보도)에서도 노 후보(43.0%)는 이 후보(32.9%)를 10.1%포인트 앞섰다.
그러나 5월1일 동아일보 조사 후 실시된 두 차례의 다른 언론사 조사에선 지지율격차가 8%포인트(6일·한국일보)로 좁혀졌다 다시 3.2%포인트(11,12일·문화일보, YTN)로 좁혀지자 민주당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우선 위기의 원인에 대해 당내에서는 △DJ의 아들들의 비리연루의혹에 대한 안이한 대처 △새로 구성된 당지도부의 분열 △노 후보의 정체성 위기 등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노 후보가 경선 직후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을 찾아가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YS로부터 ‘부산시장 후보 낙점’ 요청을 거절당한 것이 지지층 내 반발을 초래한 실착(失着)이었다는 것이 당내의 중평이다.
당내 상황도 경선 후유증으로 인해 한동안 최고위원회의조차 정상 가동되지 못하고 지명직 최고위원 및 후속 당직인사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 등 노 후보의 발목을 잡아당기고 있다. 심지어 얼마 전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과의 언쟁 도중 안경을 집어던지는 해프닝도 벌어졌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당장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노 후보 측근들과 민주당 지도부 일각에서는 DJ 아들들의 비리수사를 가능한 한 빨리 마무리한 뒤 당명개정 등과 같은 특단의 대책을 통해 상황반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윤영찬기자 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