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의 미국총영사관에 8, 9일 들어갔던 송용범(38) 정범철(36) 최광철씨(20·이상 가명) 등 3명이 14일 오후 서울에 도착했다.
송씨 등은 이날 새벽 베이징(北京)에서 싱가포르로 옮겨진 뒤 싱가포르항공 SQ016편을 통해 인천공항에 입국했다. 이들은 탈북 경위 등에 대한 관계 당국의 합동신문을 거쳐 통일부 산하 탈북자 정착 지원시설인 하나원에 수용돼 정착 절차를 밟게 된다. 송씨 등은 당초 미국행을 요구했으나 미국이 수용 거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주재 캐나다대사관에 들어간 2명도 금명간 제3국을 통해 한국으로 올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대사관의 제니퍼 메이 대변인은 “중국 측과 협의한 결과 이들을 제3국으로 보낸다는 데는 의견을 모았으나 아직 남은 절차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양의 일본총영사관에 8일 진입하려다 중국 무장경찰에 체포된 장길수군 친척 5명은 무장경찰의 총영사관 진입과 탈북자 강제연행에 따른 중일(中日)간 외교 분쟁이 해결되지 않아 출국이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소식통은 “길수군 친척 처리문제는 중일간에 어느 정도 외교적 타협점을 찾아야 가닥이 잡힐 것 같다”며 “하지만 양국이 이 사건을 빨리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외교 문제와는 별도로 분리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14일 중국 정부가 길수군 친척 5명을 필리핀을 거쳐 한국으로 보내기 위해 베이징의 필리핀대사관 측과 사건 직후부터 접촉해왔다는 사실을 필리핀 외무부가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도 필리핀 정부 측에 중국 정부와 같은 내용의 의사를 타진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필리핀은 양국의 요청을 수용키로 하고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도 “중국과 잘 협의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해 이들 5명을 제3국으로 출국시키는 데 이해를 표시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