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의 ‘왕중왕’을 가리자.
국내 학생야구의 최고 권위 제56회 황금사자기쟁탈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가 20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황금사자기는 역대로 짜릿한 역전승과 명승부로 유명한 대회. 전국지역예선을 거친 27개팀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선 과연 어떤 팀이 파란을 몰고 올지 궁금하다.
▽‘죽음의 조’는?〓15일 확정된 대진표에 따르면 초반부터 강팀간의 맞대결이 예고돼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개막일인 20일엔 대통령배 준우승팀 천안북일고와 구리 인창고의 경기가 ‘빅카드’. 천안북일고는 김창훈-안영명-양승학 ‘트리오’가 버틴 마운드가 강하고 김진욱 감독이 이끄는 인창고는 전원 리틀야구출신선수로 구성돼 기본기가 어느팀보다도 탄탄한 ‘복병’.
다음날인 21일엔 지난해 대회 우승팀인 휘문고와 대전고가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휘문고는 지난해 우승멤버인 사이드암 스로 투수 우규민이 버티고 있고 대전고 마운드는 윤규진과 정형순의 ‘쌍두마차’가 이끈다. 불운하게도 우승후보인 광주일고와 천안북일고는 16강전을 통과한다면 대진표상 준준결승에서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이게 된다.
국내 고교야구 최강자를 가리는 황금사자기 대회 개막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휘문고 선수들이 최주현 감독을 헹가래치고 있다.
▽주목할 선수는?〓성남고 유격수 박경수를 지켜보자. 박경수는 1m78, 75㎏으로 그리 크지 않지만 공격 수비 주루 3박자를 갖춘 초고교급 유격수. 스카우트들은 “최근 10년간 고교야구 유격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프로야구 LG트윈스는 다음달 3일 있을 1차지명에서 이미 박경수를 찍기로 마음먹고 있다. 두산이 1차지명할 것으로 예상되는 성남고 노경은은 최고 144㎞를 뿌리는 강속구투수다.
광주일고 에이스 김대우는 올해 김진우를 데려간 기아가 ‘대형스카우트 2탄’으로 준비하고 있는 선수이고 휘문고의 사이드암 스로 투수 우규민과 동산고 투수 송은범은 지난해 황금사자기를 통해 발돋움한 스타들.
▽우승후보와 복병은?〓올 대통령배와 청룡기를 연속석권, 올시즌 고교야구 전관왕에 도전하고 있는 광주일고는 자타가 인정하는 최강팀. 김대우와 고우석이 버티고 있는 마운드는 철벽에 가깝다. ‘광주일고 아성’에 도전해볼 만한 팀은 천안북일고가 첫 손으로 꼽힌다. 비록 대통령배 결승전에서 광주일고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왼손 김창훈 등 수준급 투수 3명을 보유한데다 공수의 균형이 잘 갖춰져 있다.
지난해 우승팀인 휘문고와 준우승팀인 동산고, 대진운이 좋은 부산고도 4강후보. 박경수와 노경은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성남고는 기복이 심하지만 분위기만 탄다면 4강행 티켓을 거머쥘 수도 있는 ‘다크호스’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