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55)은 오스카상도 많이 받고 흥행에서도 성공해 명예와 부를 쌓았지만 한가지 갖지 못한 게 있다. 대학 졸업장이다. 영화에 미쳐 도중에 학교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31일 졸업장을 받는다. 대학은 한때 다녔던 캘리포니아 주립대학(CSU). 전공은 영화 및 전자예술. 65년 이 대학에 입학한 지 37년 만이다.
롱비치 캠퍼스에서 열릴 졸업식을 앞두고 그는 성명을 통해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린 작품”이라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그는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또 내 가족과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대학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학교를 마저 마치고 싶었다”면서 “젊은이들이 나보다는 더 빨리 대학을 마치기 바란다”는 농담도 곁들였다. 그는 지난해 봄학기 남몰래 대학에 등록, 논문과 독립적인 프로젝트 제출 등을 통해 졸업학점을 이수했다. 옛 스승들은 이미 고인이 됐고, 자신의 작품으로 공부한 젊은 교수들의 지도를 받았다.
그는 입학 3년 만인 68년 영화에 미쳐 학교를 포기했다. 이듬해 애틀랜타 영화제에서 ‘앰블린(Amblin)’이라는 단편영화로 주목을 받아 할리우드 제작사와 장기계약을 한 최연소 감독이 됐다. 이후 ‘ET’ ‘쥬라기 공원’ ‘라이언 일병 구하기’ ‘쉰들러 리스트’ 등을 감독했으며 94년 제프리 카젠버그, 데이비드 게펜과 함께 드림웍스사를 설립해 ‘아메리칸 뷰티’ ‘글래디에이터’ ‘뷰티풀 마인드’ 등 흥행작들을 연거푸 세상에 내놓았다. 그의 새 작품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다음달 21일 미국에서 개봉된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