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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日 길수친척 3국行 합의…日영사 망명희망 편지 묵살

입력 | 2002-05-15 18:36:00


중국 선양(瀋陽)의 일본총영사관에 진입하려다 중국 무장경찰에 의해 체포된 장길수군 친척 5명이 이번 주 내로 제3국을 거쳐 한국으로 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일본 정부는 길수군 친척 처리 문제와 관련해 빠른 시일 내에 제3국으로 출국시키기로 합의했다고 15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우다웨이(武大偉) 주일 중국대사는 14일 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관방장관과 총리관저에서 회담한 데 이어 15일 오전 다케우치 유키오(竹內行夫) 외무성 사무차관과도 만나 인도적 차원에서 길수군 친척들을 제3국으로 보낸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우 대사는 다케우치 사무차관과의 회담에서 “국제법, 국내법, 인도주의에 입각해 이번 문제를 처리하고 있다”면서 “냉정한 협의를 통해 문제를 조기 해결하기로 양국이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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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연행묵인 굳어져

일본 언론들은 일본 정부가 이번 주 내에 길수군 친척들의 신병처리 문제를 매듭짓는다는 방침이어서 이들이 필리핀이나 싱가포르를 거쳐 한국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길수군 친척 5명이 중국 무장경찰에 붙잡혀 연행되기 전 망명 의사를 담은 영문편지를 선양 일본총영사관의 부영사에게 보여줬으나 영사관 측은 이 같은 사실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외무성은 14일 중국 측이 이 문제를 제기하자 “경비담당 부영사가 영어를 읽지 못해 (영문편지를) 북한 주민에게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탈북자 지원 비정부기구(NGO)인 ‘북한 민중 긴급 행동 네트워크(RENK)’의 이영화(李英和) 대표는 6일 ‘조만간 베이징(北京)이 아닌 선양의 일본 공관에 망명자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관리들에게 귀띔했다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같은 정보가 외무성을 통해 주중 일본대사관에도 전달됐으나 일본 외무성 담당자는 “처음 듣는 소리”라며 부인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