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라식(LASIK·레이저각막절삭가공성형)수술을 받은 금융인 프랭크 보이스톤(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거주)은 요즘 희미한 불빛만 봐도 눈이 부셔 이만저만 고생이 아니다. 그의 동공이 수술에 적합한 표준 사이즈(지름 6∼8㎜)보다 훨씬 커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로부터 한참 지난 뒤. 꼼꼼한 사전 검사를 받지 않은 결과였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20일자)는 95년 이후 미국에서만 라식수술을 받는 사람이 260만명에 이르는 등 수술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보이스톤씨처럼 각종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눈부심 증상, 안구 건조증, 시력 상실 등 부작용 발생률은 미국의 경우 1∼8% 정도. 각막의 모양이 고르지 않거나 표준 두께(450∼650㎛·1㎛〓100만분의 1m)보다 얇은데도 수술을 받았거나 의사의 실수로 인해 수술 도중 각막이 손상된 경우도 있다.
한국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연세대 의대 김응권 교수는 “정확한 수치는 나와 있지 않지만 국내서도 수십만명이 그동안 라식수술을 받았고 이 중 8% 정도가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사전 예방. 적어도 200회 이상 라식수술을 한 안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시술 횟수를 공개하는 것이 불법인데다 부작용에 관한 수술 전 동의서 내용도 천차만별이어서 개선 방안이 시급하다고 국내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 밖에 검사를 통해 안구, 각막 등 눈의 전체적인 건강상태를 꼼꼼히 진단 받은 뒤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만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라식수술은 결코 간단한 수술이 아니다”며 “수술 후에도 시력이 나빠져 다시 수술 받는 경우도 많다”고 경고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