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새로 태어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승의 날인 15일 모교인 서울 강서구 화곡동 성지고등학교를 찾은 오택진(吳澤珍·23)씨는 김한태(金漢泰) 교장과 담임이었던 김영찬(金榮燦) 교감을 힘차게 안았다.
폭력 등 전과 7범인 오씨가 성지고등학교 3학년에 입학한 것은 스무살인 99년. 중학교 때부터 ‘해결사’ 노릇을 하며 폭력을 휘두르던 오씨는 고등학교를 두 군데나 옮겨다니다 친구의 권유로 세 번째 학교인 성지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됐다.
성지중고등학교는 주부, 퇴학생, 출소자 등이 다니는 특수학교.
“제 생활기록부를 보면 분명 입학을 허용치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곧바로 학교에 나오라는 답변을 듣고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95년 부모의 이혼으로 집밖으로 돌게 된 오씨는 이 학교에 입학한 이후에도 주먹을 휘두르던 이전 생활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술을 먹고 경기 부천역에서 싸우다 경찰서에 간 일이 있었습니다. 오전 1시가 넘은 시간에 담임선생님과 교장선생님이 달려오셔서 형사들에게 두 손 모아 빌던 모습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교사들의 지극한 보살핌으로 무사히 졸업한 오씨는 견인차를 운전하며 번 돈으로 장에 생긴 혹으로 고생하던 아버지의 수술비와 자궁 치료를 받는 어머니의 병원비를 대고 있다. 그의 권유로 성지학교의 문을 두드린 학생만도 30여명이나 된다.
오씨는 요즘 대학 진학 문제를 놓고 김 교감과 상담을 하고 있다.
“선생님들은 저를 문제아가 아닌 그냥 똑같은 사람으로 대해 주셨지요. 다시 학교를 다니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정도로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