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초부터 약 2개월 동안 하락세가 이어지던 미국 주식시장이 이번 주 들어 강한 반등에 성공했다. 4월 소매판매의 증가와 반도체 장비업체의 실적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주초의 강한 반등을 이끌어 낸 것이다.
이와 같이 미국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저점을 확인하며 상승으로 돌아서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미국 시장에 앞서 반등의 모습을 갖추어 갔으나 힘을 제대로 받는 것은 미국 시장 호전이 시작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최근 2개월 동안 다우지수는 약 800포인트가 떨어지며 9,800선까지 밀렸다. 3월의 고점 대비 8%를 초과한 하락세였다. 사실 이것은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가 4월 중순 이후 불과 채 한달도 안 되는 기간에 15% 가까이 떨어진 것에 비하면 큰 폭의 하락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스닥지수는 더 크게 하락했다. 7개월만에 지수가 1,600포인트 아래로 떨어지면서 약 두 달만에 22%를 초과해 하락한 것이다. 그러나 최근 지수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다우지수는 최근 2개월 하락폭의 약 50%를, 나스닥지수는 약 40%를 회복한 상태이다.
미국 주식시장은 이달 들어서면서 몇 차례의 등락을 반복하며 반등이 머지 않았음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너무도 갑작스럽게 급등해 버렸다. 반등이 언제 나타날 것인가를 기다리던 투자자들이 이제 반등이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 ‘기술적’으로 반등할 수 있는 범위까지 이미 와 버린 느낌이다.
이제 미국 주식시장은 오히려 급등에 따른 조정이 다시 예상되는 시점이다. 하지만 시황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조금씩 늘고 있다. 그 동안 미국 시장의 하락이 주가가 비싸 보인다는 것 때문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주가가 반등한 후 시장에 긍정적인 시각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하겠다.
물론, 주가는 어느 정도 심리적인 측면을 반영하고 있지만 상승의 ‘느낌’만으로는 주가가 더 이상 오를 수 없을 것이다.
미국 시장의 경우 지수가 조금 더 오르면 주가가 비싸 보여 더 이상 오르지 못했던 3월의 지수대에 근접하게 된다. 기업들로부터의 추가적인 호재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5월의 주식시장이 ‘제한적인 반등’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남태 삼성증권 뉴욕법인 과장 ntkim@usa.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