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오늘의 이슈]노동계 ‘월드컵 볼모 투쟁’ 논란

입력 | 2002-05-16 18:37:00


민주노총이 정부의 노동탄압 중단을 촉구한다며 한일월드컵에 참가하는 32개국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하는 등 월드컵을 볼모로 노동계의 요구를 관철할 움직임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은 16일 서울 명동 한빛은행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월드컵 이전에 단체협상 등 투쟁을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지만 정부가 구속과 수배 해고 가압류 등 노동탄압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월드컵 기간에 국내외에서 강력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은 17일 월드컵에 참가하는 32개국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18일에는 전국 10개 지역에서 촉구대회를 열며 21일부터는 서울 도심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키로 하는 등 ‘월드컵 예비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또 민주노총은 예정한 대로 금속연맹과 화학섬유연맹 서비스연맹 소속 노조가 22일, 보건의료노조와 공공연맹은 23일, 민주택시연맹은 24일 각각 파업을 강행하고 26일에는 서울 종묘공원에서 3만여명이 참석하는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경총 등 경제5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경제활성화와 수출회복의 계기가 될 월드컵이라는 절호의 기회가 노동계 일부 지도자들의 즉흥적 공명심이나 판단착오로 좌절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가 17일 이남순(李南淳) 한국노총위원장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월드컵 기간 중 노사분규 중단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 총리는 이 간담회에 민주노총 지도부도 초청했으나 민주노총이 거부했다고 총리실이 전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