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우승컵을 높이 든 채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지네딘 지단(프랑스) 호베르투 카를루스(브라질) 루이스 피구(포르투갈) 곤살레스 블랑코 라울(스페인)….
2002한일월드컵에 출전할 각국 슈퍼스타를 대거 보유한 세계 최고의 축구클럽인 스페인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가 올 시즌 유럽 프로축구 ‘왕중왕’에 등극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16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햄프덴 파크에서 열린 2001∼200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독일의 바이엘 레버쿠젠을 2-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올해로 창단 100주년을 맞은 레알 마드리드는 통산 9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호화 군단’ 레알 마드리드의 스타들은 발걸음 가볍게 2002월드컵으로 향하게 됐다. 이날 레알 마드리드의 중심에는 프랑스의 천재 미드필더 지단이 있었다. 지단은 1-1로 맞서던 전반 종료 직전 환상적인 왼발 발리슛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브라질대표인 카를루스가 레버쿠젠의 왼쪽 진영을 뚫고 들어가 패스해준 공을 지단은 놓치지 않고 득점과 연결시켰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에 교체해 들어온 신예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가 레버쿠젠의 반격을 봉쇄해 승리를 지켰다. 카시야스는 후반 막판 세 차례의 결정적인 슛을 막아냈다.
레알 마드리드의 기둥 지네딘 지단(왼쪽)이 불다툼을 벌이다 바이엘 레버쿠젠 루시우의 발과 엉키는 바람에 중심을 잃고 쓰러지고 있다.[AP]
레알 마드리드는 라울과 페르난도 모리엔테스의 ‘스페인 대표팀 투톱’을 선봉에 내세웠고 미드필드는 오른쪽에 포르투갈 대표인 피구, 중앙과 왼쪽에 각각 지단과 산티아고 솔라리가 포진했다. 레버쿠젠은 독일대표인 올리버 노이빌레가 최전방에 나섰고 역시 독일대표인 미하엘 발라크가 플레이메이커로 지원 사격했다.
첫 골은 ‘스페인의 희망’ 라울이 터뜨렸다. 전반 9분, 카를루스가 왼쪽 사이드라인에서 페널티지역으로 드로인한 공을 라울이 레버쿠젠 수비수 루시우를 따돌리고 뛰어들어가며 가볍게 차 넣은 것. 레버쿠젠은 전반 14분 베른트 슈나이더의 프리킥을 루시우가 머리로 받아 넣어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레버쿠젠은 지단을 막지 못해 통한의 골을 내줬고, 후반에는 부상으로 실려나간 세자르 산체스 대신 골문을 지킨 스페인 대표팀 골키퍼 카시야스를 뚫지 못해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