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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탈출 건강체중지키기]남녀 도전자 10명 살빼기 12주 레이스 '출발'

입력 | 2002-05-19 17:33:00

허봉렬 교수(가운데) 살빼기 도전자들이 '성공'을 다짐하고 있다. 박영대기자 sannae@donga.com


“비만에서 벗어나 건강체중을 되찾읍시다.”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회장 허봉렬 서울대 의대 교수)와 동아일보사가 펼치는 ‘비만 탈출 건강체중 지키기’ 행사의 발대식이 13일 오후 7시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허 교수와 제자인 박민선 전임의, 울산대 의대 박혜순 교수, 성균관대 의대 박용우 교수 등 학회 회원과 건강 체중 찾기에 도전하는 10명의 남녀 비만환자가 참가했다.

도전자들은 이날부터 앞으로 12주 동안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성모병원, 강북삼성병원, 일산백병원의 5개 병원 비만클리닉에서 2명씩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살빼기에 도전한다.

일반적으로 건강체중은 18세 이후 가장 편하고 몸 상태가 좋았던 때의 몸무게를 가리킨다. 이 몸무게를 기준으로 5∼10㎏ 안팎의 차이가 있어도 몸이 상쾌하면 건강체중이라 부를 수 있다.

다음은 살빼기에 도전하는 참가자들의 변. 전문가들은 살빼기도 금연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좋은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한다.

“처녀 때 43∼45㎏밖에 나가지 않았는데 아이를 낳고 방심하는 사이 78㎏까지 나가자 남편의 눈초리가 달라졌다. 창피하다며 함께 다니기를 꺼리는 것은 참을 만 한데 맛있는 음식에 손이 닿으려고 하면 눈을 부라린다. 끈기가 부족한데 어떻게 살을 빼겠느냐고 자존심의 뿌리를 건드릴 때도 있다. 그러나 살을 빼려고 비싼 약을 복용할 때에는 솔직히 밤낮없이 고생하는 남편에게 너무 미안하기도 하다.”

“어느날 TV를 보는데 아들이 아버지에게 ‘아빠는 뚱뚱하니까 학교 오지마’라고 구박하는 장면이 나왔다. 네 살배기 아들에게 ‘아빠는 학교가도 괜찮지’하고 물었더니 그놈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노.’ 아들은 나만 나타나면 ‘아빠곰은 뚱뚱해’라는 동요를 불러댄다.“

“올해 비만 탓인지 발목 관절이 상해 수술을 받은 나에게 아들이 손을 꼭 부여잡고 말했다. ‘엄마, 힘들더라도 꼭 운동하자’고. 아들은 비만클리닉에 다니라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매달 30만원을 보태준다. 아들을 위해서라도 꼭 살을 빼고 건강을 되찾아야겠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지금의 키인 162㎝에서 멈췄다. 그 뒤 하늘 높은 줄은 모르면서 땅 넓은 줄만 아는 식으로 살이 불었다. 각종 다이어트법에 매달렸지만 의지력이 약해 며칠 하다 그만뒀다. 쉬운 방법을 찾다가 단식원에서 50만원을 주고 며칠 만에 8㎏를 뺐지만 그 결과 들것에 실려 단식원을 나왔고 이후 곧바로 살이 쪘다. 다이어트도 정도(正道)가 최선이라는 것을 알지만 실천을 못했다. 이제 정도를 실천하겠다.”

이 밖에 남성들은 살이 하루하루 조금씩 찌는데도 곧 뺄 수 있다고 살빼기를 미루다가 건강에 적신호가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건강체중 찾기에 나선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이날 자신이 목표로 삼는 건강체중을 종이에 써서 제출했다.

이 가운데 가장 건강체중에 접근해서 학회에서 마련한 상을 받을 사람은 누구일까.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