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컴(左)과 에릭손감독이 환영나온 서귀포시 관계자들로부터 받은 화환을 목에 건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존심 대 자존심의 대결.’
21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2002월드컵 개최국의 자존심과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일 한국과 잉글랜드. 양팀은 19일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펼쳐지는 마무리 평가전에 대비해 본격 훈련에 들어갔다.
스웨덴 출신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 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5박6일간의 휴가 겸 전지훈련을 마치고 이날 오전 1시10분 전세기 편으로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날 한국에 온 잉글랜드 월드컵 선수단은 선수 24명 등 총 54명.
선수 수가 규정 엔트리보다 1명이 많은 것은 주전 미드필더 키어런 다이어(22·뉴캐슬)가 지난주 프리미어리그에서 오른쪽무릎 부상을 당해 트레버 싱클레어(웨스트햄)가 대기 선수 명단에 포함됐기 때문.
잉글랜드는 키어런 다이어 외에도 데이비드 베컴과 로비 파울러, 솔 캠블, 니키 벗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으며 주전 미드필더였던 스티븐 제라드는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에릭손 감독은 이날 오후 서귀포 칼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죽음의 조인 F조에서 살아남는 게 우리의 지상 과제”라며 “예선 첫 경기인 스웨덴전에서 이기는 데 우리의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간판스타 데이비드 베컴의 상태에 대해 에릭손 감독은 “지난주부터 훈련을 재개했으며 이번 주부터 공으로 연습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코틀랜드전에서 기분 좋은 대승을 거둔 후 2박3일간 제주도에서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한국 선수들은 이날 오후 1시30분 숙소인 제주 신라호텔에 집결했다. 점심 식사를 겸한 간단한 미팅을 가진 선수들은 5시부터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벼운 운동으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거스 히딩크 한국대표팀 감독은 “휴식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며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 맞춰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서귀포〓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