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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앞바다 인양현장]청자 한점 한점 20~30m 잠수해 확인

입력 | 2002-05-20 18:34:00

비안도 앞바다 고려청자 인양 현장


17일 오후 고려청자 인양을 위한 조사가 한창인 전북 군산시 비안도 앞바다를 찾았다. 지난달 말 이곳에서 고려 청자 454점이 인양돼 관심을 끌었다. 문화재청은 해군 해난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합동조사단을 구성, 15일부터 6월3일까지 20일간의 일정으로 해저유물 합동조사를 진행 중이다.

비안도 앞바다는 행정구역상으로는 군산시이지만 거리상으로는 부안군에 가깝다. 그래서 부안의 격포에서 쾌속선을 타고 현장으로 향했다. 비가 내리고 안개까지 끼어 시계(視界)가 불량했다. 2시간 넘게 비안도와 비안도 바로 옆 두리도 주변을 맴돈 끝에 두리도 남쪽 500m 해상에서 유물 조사 중인 선박을 발견했다.

본격 조사 3일째인 이날 비안도 수중 조사 현장에선 배 3척이 작업 중이었다. 예인선, 바지선, 일반 선박 등. 바지선엔 컨테이너가 설치돼 각종 장비 등이 실려있었다. 선상엔 해군 해난구조대의 수중다이버 전문요원 10여명이 대기 중이었고 일부 다이버 전문요원은 바다 속으로 들어가 작업을 하고 있었다. 군산 해양경찰 소속 경비선이 이들 선박 주변을 돌면서 경계를 하고 있었다. 현재 이뤄지고 있는 준비작업은 수심 20∼30m 바다 밑을 바둑판처럼 구획하고 음파탐지기와 수중카메라로 청자 등의 유물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일.

현장의 한 관계자는 “기상 악화로 본격적인 청자 인양에 들어가지 못하고 수중에서 준비 작업 중”이라면서 “본격적인 청자 인양은 며칠 후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청자 인양은 이번 주 후반부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2.5㎞ 떨어진 비안도 남쪽 해상엔 모함인 제27호 해군 구난함이 닻을 내리고 있다. 이 구난함은 일종의 현장 조사 본부. 문화재청과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의 관계자 및 조사요원 5명, 해군지원단장인 오세영 대령과 해난구조대 수중다이버 전문요원 등 해군 관계자 40여명이 승선하고 있다. 다이버 요원들은 이 모함을 거점으로 삼아 바지선을 타고 두리도 남쪽 조사 현장을 매일같이 오가면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본격 인양이 시작되면 하루 작업 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가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조수 간만을 피해서 작업을 해야하기 때문 실제 작업시간이 이처럼 적은 것이다. 수중다이버들은 조수가 완전히 정지했을 때를 맞추어 30분가량 바다 속으로 들어가 유물을 건져 올려야 한다. 이렇게 하루에 보통 두차례 정도밖에 작업을 할 수 없다.

지난달 청자 인양 당시에도 하루 1시간씩 불과 3일 동안의 작업에서 454점의 청자를 건져올렸기 때문에 관계자들은 이번 비안도 앞바다 수중 조사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아울러 선체의 잔해가 발견될 수 있을 지도 많은 사람의 관심거리다.

비안도 앞바다 수중조사 현장은 지난달 말 청자 인양 직후 사적으로 가지정됐고 이 지점으로부터 반경 500m 이내에서는 어로행위가 금지된 상태다.

비안도〓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