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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지도부 암투에 공조 기우뚱 “盧-韓 투톱체제 겉돈다”

입력 | 2002-05-20 18:46:00

EU 국가 대사 14명과 만난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후보 - 국회사진기자단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측 관계자들은 요즘 “당과 유기적으로 잘 협조가 되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아직은…”이라며 얼버무린다.

노 후보-한화갑(韓和甲) 대표체제가 출범한지 20여일이 지났는데도 후보 지원을 위한 총력체제가 여전히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어 일각에서는 “당이 오히려 노 후보의 행보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당과 후보간의 뒤뚱거리는 ‘2인3각’ 행보에 대해 당내에서는 최고위원들간의 갈등과 동교동 구주류와 한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주류간의 암투 때문에 당체제 정비가 지연된 점을 주된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대선기획단 발족만 해도 노 후보 측은 조속한 구성을 바랐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체제 정비가 지연되는 바람에 지방선거 이후로 발족이 미뤄졌다. 그 대신 당분간 국가전략연구소가 땜질식으로 그 기능을 담당하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

노 후보 측은 내심 이인제(李仁濟) 정동영(鄭東泳) 김근태(金槿泰) 김중권(金重權) 등 경선에 나섰던 후보들의 협조를 끌어내 ‘총력체제’를 갖춰야 지방선거 및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당에서 이 문제의 매듭을 풀어주길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이들의 협조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적절한 예우를 갖춰 역할을 맡겨야 하는데 이 경우 최고위원회의와의 관계 설정이 모호해질 수 있어 당 지도부가 단안을 내리지 못한 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20일 “노 후보와 한 대표, 후보 측과 당 조직간에 갈등이나 불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전제하고 “하지만 현재로선 노 후보와 당의 협조체제는 노 후보 정책팀과 당 정책실을 중심으로 한 정책조율 정도가 전부라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노 후보가 당정분리 원칙 때문에 당 측에 구체적인 요구를 하기 어렵다는 점도 리더십의 혼선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23일로 예정된 소속 의원 워크숍에서는 당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분출될 가능성이 크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