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의 조명재(趙明載·57·) 사장은 하루에 세 번은 꼭 자사주의 주가를 확인한다. 주가만큼 시장의 평가를 잘 대변하는 게 없다는 믿음에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난해 4월 LG화학과의 기업분할은 일단 합격점. 당시 2108억원에 불과하던 시가총액은 6364억원(21일 종가 기준)으로 3배가량 뛰었다.
조 사장은 “분할로 LG생활건강의 모든 자원을 생활용품과 화장품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돼 수익성과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와 관련해 가장 높은 장벽은 최근 ‘LG화학 파문’으로 불거진 LG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한 불신감. 조 사장은 “우리 회사는 외국인 지분이 41%로 그룹내 제조업체 중 가장 높아 대주주가 함부로 내부거래를 하기 힘들다”며 “LG생활건강의 이익이 계열사로 옮겨갈 수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의 ‘실력’에 대해선 시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매출의 63%를 차지하는 생활용품은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 1등 프리미엄도 갖췄기 때문. 럭키치약을 비롯해 화장비누 주방세제 등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40%를 웃돈다.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지난해엔 매출 1조1108억원, 순이익 745억원의 경영성과를 거뒀다. 기업분할 당시 219%에 이르던 부채비율도 올 연말까지는 139%로 낮춘다는 목표. 올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9.0%, 주당순이익은 5001원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를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률(PER)은 8배에 못미친다.
배당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엔 9개월 동안의 영업실적으로 액면가의 20%를 배당했다”며 “올해도 예상 순익을 거둔다면 20% 이상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 매출의 37%인 화장품 시장점유율이 16%로 업계 1위인 태평양(30%)에 크게 뒤진다는 점은 주가에 걸림돌. 라네즈 헤라 등을 보유한 태평양에 비해 브랜드 파워도 떨어진다는 평이다.
이에 대해 조 사장은 “연간 300억원대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기능성 화장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미백과 주름방지 화장품에서는 LG의 이자녹스 화이트포커스와 링클디클라인이 각각 1위”라고 강조했다.
한영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P&G 등 외국계 생활용품사의 한국 공략이 거세지면서 LG의 생활용품 시장점유율이 다소 떨어지고 있다”면서도 “본질가치로는 6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LG생활건강 실적 (단위:억원,%)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ROE2001년11,1081,07774532.02002년12,2001,28380329.02002년은 회사 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