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에게 축하를 받는 박지성
후반 6분 코너킥 찬스가 생기자 박지성(21·교토 퍼플상가)은 송종국과 홍명보에게 '뒤'를 부탁한다는 손신호를 보내고 페널티 지역 안으로 들어갔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박지성은 잉글랜드의 물밀 듯 밀려오는 파상 공세를 저지하느라 여간해서는 상대 진영 깊숙이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이천수의 센터링을 최진철이 백헤딩으로 흘리자 골지역 왼쪽 모서리에 있던 박지성은 볼을 향해 몸을 날렸다. 잉글랜드의 골키퍼 제임스가 몸을 날렸지만 볼은 골문 오른쪽 구석에 꽂혔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골이었다.
박지성은 지칠줄 모르는 체력과 기동력으로 히딩크의 총애를 받는 선수. 이천수 최태욱과 함께 대표팀에서 가장 어리지만 히딩크 감독은 그의 수비 가담 능력을 높이 사 수비형 미드필더, 오른쪽 윙백, 오른쪽 날개 등 여러 자리에서 기량을 테스트하고 있다. 명지대를 거쳐 일본 프로축구 교토 퍼플상가에 진출한 그는 2000년 4월 아시안컵 라오스전에 출전한뒤 국가대표로 31경기에서 2골을 기록하게 됐다.
박지성은 "잉글랜드가 강팀이라고 위축되지 않고 최선을 다한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