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우승이다’. 스페인대표팀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이 월드컵 출전 각오를 밝히고 있다. 울산연합
월드컵 출전국 가운데 한국에 가장 먼저 입국한 스페인 대표팀이 연일 ‘기습 공격’을 구사하고 있다.
스페인팀의 기습에 허를 찔린 상대는 울산시 관계자들과 취재진들. 스페인의 기습은 21일 선수단이 숙소인 서부구장 클럽하우스에 도착할 때부터 시작됐다. 심완구 울산 시장을 비롯한 환영객들은 풍물패와 고적대를 앞세우고 클럽하우스 정문 앞 마당에서 기다리고 있었으나 선수단을 태운 버스는 이들을 지나쳐 옆문 쪽에 정차했다. 심시장과 취재진은 선수들 쪽으로 황급히 이동을 해야했고 선수단이 곧바로 숙소로 들어가는 바람에 심시장의 환영사를 비롯해 준비된 환영 행사는 진행되지 못했다.
스페인팀은 이날 저녁 훈련을 놓고 이번에는 취재진을 상대로 또 한번의 기습을 펼쳤다. 당초 훈련을 비공개로 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한국 취재진은 대부분 철수했으나 오후 6시50분경 진을 치고 있던 스페인 취재진과 일부 한국 기자들에게 훈련 장면을 공개했다.
22일에도 기습은 예외가 아니었다. 전날까지 선수단의 인터뷰 여부를 확정짓지 않다가 이날 오전 갑자기 인터뷰 계획을 취재진에게 통보했다. 인터뷰는 당초 선수단이 약속했던 11시반보다 1시간 가량 늦게 시작됐다.
스페인팀은 매일 취재진을 위해 3명씩 인터뷰를 하겠다고는 했으나 인터뷰에 나설 선수와 시간에 대해선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혀 취재진은 ‘기습’에 촉각을 곤두세워야하는 형편. 이에 따라 스페인 취재진은 각 사별로 당번을 정해 한 명씩 훈련 캠프내 프레스센터를 지키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밖에 스페인팀은 25일로 예정된 현대 프로팀과의 연습 경기에 대해서도 시간과 장소 등에 대한 의견을 이날까지 현대측에 알리지 않아 현대 관계자들을 당황스럽게 했다.
한편 이날 인터뷰에 나선 수비수 카를레스 푸욜과 포워드 알베르트 루케는 “그동안 월드컵에서 스페인은 운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 월드컵은 다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들은 또 “음식과 잠자리, 시설 등이 모두 훌륭하다”고 서부구장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숙소에는 스페인팀의 요청에 따라 위성 안테나를 이용해 스페인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대형 멀티비전이 각 층의 휴게실에 설치됐다. 식사는 스페인에서 함께 온 주방장과 울산 현대 호텔에서 파견된 보조 주방장이 맡고 있다.
이날 함께 인터뷰를 한 체력 전담 트레이너 카를로스 로사나는 스페인 취재진이 “라울과 화해했냐”며 간판 스트라이커 라울 곤잘레스와의 불화설에 대해 묻자 “지금은 아무런 문제가 없고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답했다.
울산〓금동근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