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의 리턴 매치.’
한국축구대표팀이 지난해 5월30일 컨페더레이션스컵 개막전 0-5 대패 이후 다시 세계 최강 프랑스와 격돌한다. 26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경기는 두 팀 모두 2002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
터키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등 유럽의 강호들과 잇달아 평가전을 치른 한국은 세계 최정상팀 프랑스를 상대로 마지막 전력 점검을 한다. 프랑스는 지네딘 지단을 비롯해 부상 중인 티에리 앙리까지 투입하는 베스트 멤버로 본선에 대비한 ‘리허설’을 갖는다.
▽“1년 전 한국이 아니다”〓지난 1년 동안 거스 히딩크 사단은 강해졌다. 무엇보다 체력이 강해졌고, 압박축구도 수준급이다. 수비진은 최근 7경기에서 2점만 내주는 견고한 방어벽을 구축하고 있으며 공격진의 파괴력도 향상됐다. 잉글랜드전을 통해 자신감도 얻었다. 송종국은 “지난해 나한테 강하게 태클했던 리자라쥐와 다시 한번 붙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으며, 김남일은 “프랑스전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1년 전에는 미드필드부터 쉽게 공을 뺏기는 어이없는 실수로 무너져 내렸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히딩크 감독은 잉글랜드와의 경기에서처럼 수비에 치중한 뒤 역습을 노린다는 구상이다. 이영표와 송종국을 좌우 윙백으로 내려 수비수 4명을 두고, 미드필드에는 수비가담 능력이 있고 체력이 좋은 유상철과 박지성, 김남일을 역삼각형으로 포진시킨다. 역습의 선봉에는 황선홍이 선다. 황선홍 왼쪽에는 부상 중인 이천수 대신 설기현이 나서고, 오른쪽 날개에는 최태욱이 투입된다. 안정환은 후반 교체 멤버로 투입될 예정.
프랑스대표팀이 일본 이부스키 트레이닝캠프에서 마지막 기념촬열을 하고 있다.
▽“1년 전보다 프랑스는 더 강해졌다”〓지난해 소속팀 일정으로 참가하지 못했던 지단이 가세했다. 지단은 송곳 같은 패스, 리듬을 타는 듯한 유연한 드리블, 찬스를 놓치지 않는 득점 감각 등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라는 명성에 손색이 없는 완숙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지단의 패스를 받는 공격진의 화력은 지난해보다 한층 강해졌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는 트레제게(유벤투스)는 이번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득점왕을 차지했으며, 앙리(아스날)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에 올랐다. 후반 교체 멤버로 나서는 신예 지브릴 시세는 프랑스 리그 득점 2위에 오르며 주목받고 있는 선수. 미드필드에는 비에라가 자리를 잡으면서 안정감을 더했다. 리자라쥐, 드사이, 르뵈프, 카랑뵈로 이어지는 포백은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으며, 바르테즈가 지키는 골문은 빈틈을 찾아보기 힘들다.
24일 일본 가고시마현 이부스키에서 팀 훈련을 모두 소화한 지단은 “월드컵 2연패는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24일 비공개 훈련을 가진 프랑스팀은 25일 한국으로 이동한다.
파주〓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