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정부가 23일 ‘재외공관에 들어와 한국행을 요구하는 탈북자는 전원 수용한다’는 방침을 밝히자 이틀 동안 3명의 탈북자가 베이징(北京) 한국 총영사관에 들어와 서울행을 희망했다고 한다. 앞으로 그 같은 탈북자들은 줄을 이을 것이다.
탈북자문제는 이제 한국과 중국 그리고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나서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탈북자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터에 중국이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북한과 중국간의 문제라는 편협된 시각으로는 해결책을 마련할 수 없다.
한국과 중국은 탈북자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외교적 틀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당사국들간의 미묘한 입장 차이 때문에 쉬쉬하며 넘어갔지만 그럴 단계는 지났다. 최근 첸치천 중국 외교담당 부총리가 “중국에 들어오는 사람을 처벌하지 않고 나가는 사람도 막지 않겠다”고 한 것도 그 같은 상황변화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탈북자를 위한 한중 간 외교협상에 일단 고무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탈북자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은 여러 가지가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중국당국은 탈북자를 돕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각종 국제기구나 단체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 바란다. 이들 국제기구나 단체는 탈북자문제를 악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문제를 흡수하는 긍정적인 기능을 갖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또 그렇게 해야 중국의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도 개선될 것이다.
한중 간에는 탈북자를 위한 중국 내 임시 피난소나 보호시설을 설치할 수도 있을 것이고 한국행을 희망하는 탈북자의 심사 및 행정적 지원을 위해 상시 사무소도 별도로 가동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중국과의 교섭은 물론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외교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