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대표팀과 포항스틸러스와의 연습경기에서 세네갈공격수(왼쪽)가 포항 허제정과 볼을 다투고 있다.
“개막전 이후 부터는 우리 팀을 다르게 봐야할 것이다.”
프랑스와 2002월드컵 개막전을 치르는 아프리카의 신흥 축구강국 세네갈이 첫 승리를 잔뜩 벼르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는 세네갈로서는 3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대회 개막전은 월드컵 본선 데뷔전. 아무리 상대가 세계 최강이라 해도 첫 승에 대한 각오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또 98년 프랑스대회에서 2라운드에 오른 16개 팀 가운데 첫 경기에 진 팀은 한 곳도 없을 정도로 첫 경기가 16강 진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지난 대회 우승국이자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프랑스와 달리 세네갈이 내세울 수 있는 경력은 2002년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준우승이 전부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프랑스의 개막전 낙승을 예상하고 있지만 세네갈 대표팀의 생각은 다르다. 90년 대회에서 아프리카 대륙팀인 카메룬이 전대회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1-0으로 꺾은 것처럼 프랑스를 꺾는 이변을 일으켜 돌풍의 팀으로 주목받는다는 각오다.
실제로 세네갈은 대표팀 23명 가운데 20명이 프랑스 리그에 소속돼 프랑스 축구를 훤히 꿰뚫고 있고 기량과 체력도 좋아 개막전 승리가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세네갈팀을 이끌고 있는 프랑스인 브뤼노 메추감독은 25일 포항스틸러스와의 평가전을 마친 뒤 “개막전 상대인 프랑스는 다른 어떤 팀보다도 잘 알고 있어 승리를 위한 대책도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막전은 결승전만큼이나 중요한 경기인 만큼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브뤼노 감독은 또 “유럽과 아프리카의 축구 격차는 없다고 봐야한다”며 “세네갈은 뒤쫓는 입장으로 개막전에 대한 부담도 적고 선수단의 자신감도 넘쳐 승리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항전에서 결승골을 뽑은 비라힘 사르(랑스), 실베인 은디아예(릴) 등이 지키는 미드필드진과 알리우 시세(몽펠리에), 파프 말리크 디오프(로리앙) 등이 이끄는 수비라인의 조직력도 탄탄한 것으로 평가됐다.
최순호 포항스틸러스 감독은 경기후 “객관적으로는 프랑스에 비해 한 수 아래지만 개인기가 좋고 조직력이 탄탄해 이변을 일으킬만한 잠재력은 충분히 갖춘 팀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