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 하지만 26일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보스턴 셀틱스와 뉴저지 네츠간의 동부컨퍼런스 결승 3차전에서 보여준 앤투완 워커(보스턴) 같은 노련한 리드와 관중의 성원이 모아진다면 불가능한 꿈도 아닐 것이다.
이날 보스턴의 승리는 한편의 기적같은 드라마였다. 3쿼터까지 53-74로 21점차. 하지만 보스턴은 4쿼터에 단 16점만을 내주고 무려 41점을 챙기며 94-90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궜다. NBA 역사상 지금까지 171팀이 진출했던 플레이오프에서 18점 이상 리드한채 마지막 쿼터를 시작한 팀중 역전을 허용한 경우는 단 한차례도 없었지만 이날 그 기록이 보스턴에 의해 깨졌다.
보스턴은 이날 승리로 1차전 패배뒤 2연승하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한걸음 다가섰다.
이날 보스턴의 승리를 이끈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한 선수는 96년 데뷔이래 보스턴맨으로 활약중인 앤투완 워커(26)였다. 또 홈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은 선수들의 투지에 불을 붙였다.
3쿼터를 마치고 절망적인 분위기속에서 벤치에 모인 선수들은 코칭스태프보다 워커의 고함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스크럼을 짜고 머리를 맞댄 선수들의 머리위로 ‘잘해보자’는 워커의 고함이 쏟아졌다. 기를 살리려는 다독거림이지만 선수들에겐 질책에 가까웠고 결과는 득점으로 나타났다. 4쿼터 시작과 함께 단 한점도 내주지 않은채 10점을 챙겼고 뉴저지의 반격으로 주춤하는 기색이 보이자 관중들이 열광적인 성원을 보내기 시작했다.
가장 정신을 차린 선수는 폴 피어스. 3쿼터까지 2개의 야투만을 성공시켰던 피어스는 이후 던지는 슛마다 네트를 가르며 이날 28점중 19점을 4쿼터에 쏟아붓는 집중력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피어스는 종료 46초를 남기고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91-90로 역전의 주인공이 됐고 워커(23점 12리바운드)는 종료직전 뉴저지의 마지막 공격을 가로채며 승리를 지켰다.
뉴저지는 보스턴의 상승세에 초조감을 감추지 못한채 4쿼터에서만 14개의 파울을 남발하며 자멸했다.
한편 전날 열린 서부컨퍼런스 결승 3차전에서는 새크라멘토 킹스가 LA 레이커스에 103-90으로 승리하며 2승1패로 앞서 나갔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동부컨퍼런스 결승 3차전
보스턴(2승1패) 94-90 뉴저지(1승2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