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장이 ‘묻지마 투자자’ 위주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모델하우스 풍경도 사뭇 다른 모습이다.
우선 방문자 구성이 달라졌다. 올 초만 해도 모델하우스에는 계나 동창회 등 또래 모임 위주의 방문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자주 찾는다는 게 업체들의 설명. 특히 어린이들과 함께 온 방문객은 백이면 백 실수요자다.
분양대행사인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은 주로 친구들끼리 방문하지만 실수요자들은 가족을 대동한다”고 말했다.
질문 내용도 판이하다. 투자자는 주변 시세가 가장 큰 관심이다. 분양가에 얼마를 얹어 되팔 수 있는지가 관건이기 때문. 반면 실수요자는 장롱을 어떻게 들여야 할지, 아이들 방은 얼마나 큰지를 먼저 묻는다.
투자자는 계약금 규모와 당첨 후 돈을 안 냈을 때 연체이자가 얼마인가를 따지지만 실수요자는 중도금 납입 시기와 대출 방법 등을 꼬치꼬치 캐묻는 것도 서로 다른 점.
질문 대상도 투자자는 인근 중개업자를 선호하지만 실수요자는 사업주가 채용한 주부 모니터 요원이나 전문 상담사에게 매달린다.
청약 대상과 관련, 투자자는 경쟁률이 높을 듯한 동·호수만을 노리는 전형적인 ‘사냥꾼형’이다. 이와 달리 실수요자는 경쟁이 심하지 않은 곳을 선호한다.
분양대행사인 리얼티소프트 박재열 실장은 “이 밖에도 실수요자는 계약금을 내기 전까지 모델하우스에 적어도 세 번은 들르지만 투자자는 한 번도 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귀띔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투자자와 실수요자 이런 게 다른 점투자자실수요자계, 동창회 등 또래 모임 위주 방문부부나 자녀 동반 방문계약금 규모와 당첨 후 해약 절차 문의중도금 납입시기와 대출방법 문의주변 시세에 가장 큰 관심가구 배치, 방 크기 등에 큰 관심인근 중개업자에게 질문주부 모니터요원 선호청약률 높은 곳만 물색가급적 청약률 낮은 곳 물색모델하우스에 한 번도 안 오고도 계약계약 전 모델하우스에 최소 3번 방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