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없는 월드컵을 상상할 수 있을까.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볼 수 없다면 세계 축구팬들은 아마 월드컵을 외면하지 않을까.
역대 월드컵 본선에 단 한번도 빠지지 않은 유일한 개근국 브라질이 2002한일월드컵에서 또다시 우승에 도전한다.
이런 점에서 역대 최다인 4회 우승에 빛나는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 C조의 ‘헤비급’이라면 터키 중국 코스타리카는 ‘경량급’.
브라질은 98프랑스월드컵 결승에서 프랑스에 0-3 참패 뒤 기나긴 침체의 길을 걸었다. 남미예선에서도 가장 마지막으로 본선 직행 티켓을 따내 자존심을 구겼고 지난해 4월에는 7년 가까이 지켜온 부동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자리를 프랑스에 내줬다. 감독도 룩셈부르고-레앙-스콜라리로 교체되는 내홍을 겪었다.
하지만 브라질은 호나우두,히바우두,카를로스등 경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건재하고 단기승부에 특히 강하다. 또 스콜라리감독 취임 이후 에디우손-루이장 투톱이 새로운 공격루트로 자리잡아 조직력만 갖춰지면 언제든 최강의 면모를 과시할 전망이다.
브라질이 이변없이 16강에 오를 경우 나머지 1장의 16강행 티켓 주인공으로 유력한 국가는 터키와 코스타리카.
터키는 유럽지역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오스트리아를 꺾고 48년만에 본선행에 성공한 복병. 스피드와 슈팅력이 탁월한 공격수 하칸 수쿠르와 수비의 핵 알파이 외잘란이 팀을 이끌지만 플레이 메이커부재로 미드필더들의 창의적인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지고 공격이 단조로운 것이 단점.
90이탈리아월드컵이후 12년만에 꿈의 무대에 재진출한 코스타리카는 스피드 축구를 구사하는 팀. 빠른 패스를 중심으로 예측불허의 중거리슛이 위협적이다. 보라 밀루티노비치가 지휘봉을 잡았던 90년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고 지난해 아르헨티나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8강에 오르는 등 만만치 않은 전력이다. ‘검은 표범’ 파울로 완쵸페와 롤란도 폰세카의 투톱이 위력적.
월드컵에 첫 출전하는 중국은 세계 강호들과의 실전경험 부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하오하이둥과 치훙을 앞세워 고공 축구를 구사하고 수비 조직력이 장점이지만 월드컵 첫 출전이란 중압감을 떨치고 1승을 챙길지는 미지수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