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3월 구제역 발생 후 계속 적자에 시달리던 축산물 가공업체 한국냉장이 지난달 흑자로 돌아섰다. 공기업이었던 한냉을 올 1월 민영화한 후 3개월 만에 나타난 성과다. 문병창(文炳昌·54·사진) 신임 회장은 흑자 달성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문 회장은 한냉 인수 후 먼저 ‘썩은 부위 도려내기’에 들어갔다. 매년 100억원 가까이 적자를 냈던 노량진수산시장을 팔고 매각대금 1550억원으로 우선 빚을 갚았다. 차입금이 줄어드니 재무건전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인수 당시 700명이었던 직원 수도 400여명 수준으로 줄이고 불필요한 비용도 대폭 감축했다. 4명이었던 비서를 1명으로, 4대였던 임원 차량을 1대로 줄였다. 전체 회사 비용이 월 평균 10억원 이상 줄면서 올 4월에는 1억9000만원의 흑자를 냈다. 구제역 파동이 진정돼 돼지고기의 대일(對日) 수출이 다시 열리면 흑자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는 온라인 경영을 해야 합니다. 현재 온라인을 통한 축산물 판매가 15% 내외를 차지하지만 5년 후면 50∼60% 선으로 높아질 것입니다.”
요즘 문 회장은 온라인 판매망 구축에 신경을 쏟고 있다. 50억원을 들여 전국 판매업소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갖추고 3000여 정육점을 전자상거래 가맹점으로 확보했다.
그는 “내년에 한냉을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이라며 2년 안에 한냉을 연간 매출 5000억원의 우량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