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년여 전만 해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독차지하던 나스닥시장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최근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나스닥주가지수는 24일 1661을 기록해 2000년 3월의 사상 최고치인 5048의 3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으며 하루 평균 거래대금 규모도 1999년 말 1200억달러에서 최근 300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어려운 상황을 반영하듯 나스닥 운영위원회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전체 직원의 11%를 감원했으며 거래소들 중 처음으로 기업 공개에 나서려던 계획도 보류했다.
나스닥 위축의 가장 큰 원인은 첨단기업들의 잇단 도산. 첨단기업들이 대부분인 나스닥 상장기업은 2000년 말 4730여개에서 올 3월말 현재 3990여개로 15% 정도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상장기업 감소율은 2% 미만이었다.
미 증시의 ‘3대 시장’으로 떠오르며 투자자들 사이에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전자주식거래시스템(ECN)도 나스닥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나스닥이 회원사인 증권회사만을 고객으로 하는 반면 ECN은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투자자들의 주문을 받아 매매를 체결해 주기 때문에 거래가 빠르고 수수료가 싸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ECN 시장에는 인스티넷, 아일랜드, 아키펠라고 등 10여개 업체들이 성업중이다.
나스닥은 24일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상장 기업을 거래금지시키는 등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4가지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UCLA대 마셜경영대학원의 래리 해리스 교수는 “나스닥은 상장 및 거래 수수료 인하, ECN과의 제휴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