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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명승부/브라질-터키전]터키 "대어를 낚아라"

입력 | 2002-05-28 18:58:00


프랑스 축구대표팀 로제 르메르 감독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브라질이 16강에 오를 확률을 99%로 꼽았다. ‘썩어도 준치’라는 얘기가 있듯 최근 전력이 떨어졌다는 우려 속에서도 ‘그래도 브라질인데’라며 그 저력을 높게 평가했다. 이같은 예상을 뒤집어 보면 브라질이 2회전 진출에 실패할 가능성은 고작 1%에 불과한 셈이다.

만약 브라질이 100분의1의 확률에 휘말려 16강에 못오른다면 그것은 바로 첫 단추를 제대로 못끼운 탓일 게다. 다음달 3일 오후 6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과 터키전.

‘C조의 결승’으로 불리는 빅카드지만 양팀의 ‘이력서’를 살펴보면 하늘과 땅 차이다. 브라질은 월드컵 본선에 단 한차례도 빼먹지 않고 출전하며 4차례나 정상에 등극한 반면 터키는 무려 48년만에 본선 무대를 밟았다.

과거만 따지면 승부는 안봐도 뻔한 듯 하나 브라질은 남미예선에서 9승3무6패의 밋밋한 성적을 거둬 지역 3위로 간신히 본선 티켓을 따냈다. 터키는 2000년 유럽축구연맹(UEFA)컵에서 자국팀 갈라타사라이가 우승을 한 데 이어 유로2000에서 8강 진출한 여세를 몰아 월드컵 본선 티켓까지 거머쥐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브라질이 스타 플레이어 중심의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운다면 터키는 끈끈한 조직력이 돋보여 대조를 이룬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 예선에서 8골로 팀내 최다골을 장식한 ‘왼발의 달인’ 히바우두, 새로운 골잡이 호나우디뇨 등 올스타팀으로 불릴만하다. 힘들게 본선에 올랐으나 대회 개막이 가까워오면서 이들 ‘3R’ 삼각편대를 앞세워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되찾고 있다.

게다가 16차례나 월드컵 본선에 나서면서 첫판에서 한판도 패한 적이 없다. 브라질 스콜라리 감독은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26일 말레이시아 전지 훈련을 마감하면서 “조 1위로 16강에 합류하려면 가장 어려운 상대인 터키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터키는 A매치 72경기에서 36골을 터뜨린 슈퀴르를 앞세운 날카로운 공격력과 안정된 수비가 강점. 수문장 레치베르는 12경기에서 8실점에 그치며 골문을 굳게 지켰으며 두터운 미드필조 자랑거리.져도 본전이고 무승부면 대성공이라는 생각에 터키가 마음을 비우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간다면 뜻밖의 대어를 낚을 수도 있다.

전력상 한수 아래로 평가되는 코스타리카 중국과 같은 조를 이룬 브라질과 터키의 맞대결은 C조의 판도를 가늠할 대회 초반의 하이라이트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